안양공지 매각금 1004억, 카나브 공장‧연구개발 등에 투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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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까지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의 라인업 강화와 적응증 확대에 모든 역량을 가해 ‘글로벌 보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승호 보령그룹 회장은 자체 신약 카나브를 필두로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카나브 생산 공장을 확충하고 해외임상을 진행하는 등 노력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은 카나브 라인업 강화에 원활한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보령제약의 주머니도 두둑이 채웠다. 최근 안양공지를 매각하면서 1004억원의 자금도 확보했다.
김 회장은 올해 과제로 듀카브‧투베로 등 카나브 자매상품(고혈압복합제) 라인업을 확대하고 적응증을 단백뇨(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질환)치료까지 확대하는 것을 선정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은 김승호 회장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뒷받침 해준다.
김 회장은 제약 산업이 정부의 관심을 받기 전부터 신약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1970년대 프랑스의 위산억제제 '겔포스'와 일본의 진해거담제 ‘용각산’을 도입판매하기 위해 선진 제약시장을 시찰하던 중 큰 의료수준 격차를 느꼈다.
겔포스와 용각산을 도입해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때도 R&D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카나브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20여년의 시간과 500억 원 이상의 R&D 비용이 쓰였다.
개발을 시작한 1990년대 후반 보령제약의 총 매출 규모는 약 20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카나브에 온 역량을 다했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2016년 기준 카나브의 해외 수출액은 41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령제약의 2015년 연 매출 4014억 원보다도 많다.
이로써 보령제약은 겔포스, 용각산 등 장수의약품과 더불어 혁신 신약까지 고루 갖추는 역량까지 겸비하게 됐다.
김 회장은 "신약 개발은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산업으로 개발에 성공해 시판될 확률은 9.6%로 극히 낮다"며 "그럼에도 신약은 가장 큰 미래성장 동력이므로 가치를 창출해내는 사업을 꾸준히 해 글로벌 제약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보령제약은 아프리카 등 신(新) 시장에 일부 품목을 수출하면서 길을 닦고 있다. 카나브 수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란 분석이다. 지난 6월부터 항암제, 항생제 등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1개국에 각각 8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 회장은 "글로벌 고혈압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카나브 관련 대규모 임상을 진행하고 마케팅 등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향후 미국‧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 같은 미충족 의료수요가 있는 아프리카 등에서도 활약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