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일부 변경 불가피 하지만 합병 이후에도 역사와 전통 계승"양사 업무 스타일 상반돼 우려도…고유의 DNA 결합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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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대우가 합병 이후에도 '대우'의 상징들을 이어간다.

    증권업계에서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불리는 PB(프라이빗뱅커)사관학교와 30년 동안 실업탁구의 강자로 군림해온 탁구단을 합병 이후에도 유지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미래에셋대우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 안건이 주주들의 승인을 받았다.


    남은 일정이 무난하게 진행되면 내달 29일 자기자본 6조7000억원 규모의 국내 1위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증권을 흡수합병해 미래에셋대우는 존속하고 미래에셋증권은 해산하지만 일각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피인수자인 만큼 대우의 역사와 전통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PB사관학교이다.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고강도 교육을 통해 업계 최고의 맨파워를 과시할 수 있는 원동력이 PB사관학교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맨파워보다는 조직력을 강조해온 미래에셋증권의 업무스타일과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의 맨파워가 업계 최고 수준인 부분도 PB들의 경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PB사관학교와 같은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수한 PB 인력이 스스로 성과를 끌어올리고 있어 타 증권사에 비해 본사에서 내려오는 상품 판매에 대한 압박이 적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의 경우는 개인의 성과와 그에 대한 보상 보다는 지점 등 조직 전체의 성과를 중요시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미래에셋대우와 비교해 사풍이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며 "통합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셋대우가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인재양성 시스템인 PB사관학교가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대우 측은 신입사원 교육은 필요한 만큼 현재 3기까지 진행한 PB사관학교의 명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명칭이나 교육과정이 다소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통합 이후에는 신입사원도 양사가 함께 고민해 채용하고 교육을 해야 하는 만큼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며 "내달 면접 이후 내년 1월과 2월 중 교육을 시키고 배치를 할 예정인데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미래에셋증권과 신입사원 교육과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6년 창단해 3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탁구단은 합병 이후에도 유지된다.


    지난 2007년 당시 대우증권이 재창단했던 탁구단은 협회와의 마찰 등으로 2014년 다시 한번 해체될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지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정영식이 선전하며 한국 탁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로 부상했고, 미래에셋대우도 이름을 알렸다.


    탁구계의 전설로 불리는 김택수 감독이 이끄는 미래에셋대우 탁구단은 지난달 전국체전에서 여자부가 단체전 금메달을 남자부는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마케팅을 목적으로 골프에 올인하고 있지만 미래에셋대우는 비인기종목인 탁구의 저변확대에 일조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이 합병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상황에서 양사 고유의 DNA가 어떻게 결합될 것인지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임시주총 자리에서 "대우증권의 혼과 정신이 미래에셋에도 전파돼 우리나라에서 전무후무한 글로벌 금융투자회사가 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하며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