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말뚝 5만톤 지난 10월말부터 공급 시작내년 2월까지 공사 시기 맞춰 공급 예정
  • ▲ 세아제강 포항공장 전경.ⓒ세아제강
    ▲ 세아제강 포항공장 전경.ⓒ세아제강

     

    세아제강이 쇠락하던 건설용 강관업계를 활성화할 대형 공급 계약을 따냈다. 약 35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관말뚝 공급 계약에 성공, 업계 살리기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인천 송도 인근 LNG 생산 기지 건설에 필요한 강관말뚝 5만톤을 단독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 8월 체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의 정식 명칭은 '인천 LNG 생산기지 3단계 2차 저장탱크'로, 세아제강이 21,22,23호기 저장탱크의 기초공사에 필요한 강관말뚝을 공급한다.

     

    강관말뚝은 스파이럴강관과에 속하며, 건축 구조물의 기초로 지반에 건물을 지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번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강관말뚝 강종은 STKT590로 전량 포스코산이다. 강관말뚝 규격은 외경 1016mm, 두께 16T로 알려졌다.

     

    세아제강은 지난 8월 계약 체결 이후 10월 말부터 첫 공급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공사 시기에 맞춰 내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강관말뚝을 생산한 이래 단일 물량으로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롯데월드타워에도 다량의 강관말뚝이 쓰였지만 이번 물량에는 못 미친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LNG 생산기지가 갯벌지대에 건설됨에 따라 일반 지형보다 많은 양의 강관말뚝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대다수 스파이럴강관 제조사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였지만, 결국 세아제강이 최종 승자가 됐다.

     

    최근 국내 스파이럴강관업계는 수년간 설비가동률이 20%에도 못 미치는 불황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스파이럴강관 제조사인 미주제강은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며 설비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이정도 규모의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업체는 세아제강이 유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쓰이는 강관말뚝은 세아제강 순천공장 설비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아제강은 전량 순천에서 생산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에 쓰일 강관말뚝 사이즈는 순천공장 조관설비에 최적화돼 있다"면서 "생산성이 좋아 5만톤 물량 공급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계약이 죽어가던 스파이럴강관 제조사를 살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데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에 SOC사업은 수년째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국제 유가도 크게 떨어져 해외 신규 프로젝트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아제강이 계약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강관말뚝 가격을 톤당 70만원이라 봤을 때 계약금액은 약 3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세아제강이 단독으로 공급하지만, 향후 유사한 프로젝트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며 "이번 계약이 스파이럴강관시장을 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