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줄면서 생활자금 대출 수요 늘어대출금리 오르면 취약계층 가계 빚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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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선 이후 시장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국내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가계부채가 13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5000억원 늘었다.

    금융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올 들어 연평균 두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제2금융권 연평균 가계대출 증가율은 13%로 2013~15년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인 8.2%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 잔액은 지난 8월 현재 274조93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5조5000억원 증가했다.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가계 소득이 줄면서 생활자금 대출 수요가 많아진데 따른 것이다. 제2금융권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중은 올해 1분기에 26.9%로 높아졌고, 저소득층 대출자 비중도 33.6%를 기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저소득층,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소득 대비 상환 부담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시장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경제정책의 핵심은 세금을 더 걷는 대신 국채 발행을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국채 발행을 늘리면 국채 가격이 하락(국채금리 상승)하고, 재정을 많이 풀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다.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는 당초 기대가 깨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금리와 관련해 상반된 언급을 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지만, 금리를 내리기보다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계가구가 고금리에서 중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 등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