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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먹고 마신다는 의미를 담은 일명 '혼밥' 트렌드가 진화하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간 '가정간편식(HMR)'은 그간 인스턴트 식품이나 레토르트 식품처럼 저장 기간이 길고 전자렌지에 간편하게 데워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간편식은 한 끼 때운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혼자서도 맛있게, 건강하게, 제대로 먹자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신선식품과 반조리식품으로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
세계적인 청과 브랜드인 델몬트는 1인 가구와 소규모 가족을 타깃으로 한 소포장 과일 브랜드 '과일보감'을 선보였다.
'과일보감'은 골드파인애플과 멜론, 포도 등 신선한 제철 과일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입 크기로 소포장했다. 수입, 국산 과일을 선별하고 세척, 소분, 가공, 포장 등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깎을 필요도 없고 음식물 쓰레기가 나올 일도 없다.
델몬트는 전국 이마트와 편의점 및 슈퍼마켓 등에서 '과일보감'을 판매하고 앞으로도 다양한 제철 과일과 채소를 소포장 형태로 선보인다는 예정이다. -
손질하기 귀찮고 비린내가 진동하는 생선구이를 전자렌지에 간편하게 돌려먹을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동원산업이 선보인 '동원간편구이'는 전자렌지에 30초만 돌리면 생선구이가 완성된다.
고등어, 가자미, 꽁치, 삼치 등 총 8종이 있으며 모든 제품은 먹기 좋게 한토막씩 포장 돼 있어 편리하다. 냉동이 아닌 냉장 제품이기 때문에 간편식 코너가 아닌 수산코너에 진열돼 있으며 유통기한은 1달 내외로 짧다.
롯데마트는 1인용 치킨 '혼닭'을 내놨다. '혼닭'은 조리 전 중량이 700g 내외(8호닭)로 시중에 판매하는 상품보다 20% 가량 작아 혼자 먹기 적당하다. 일반 브랜드 치킨 가격 대비 절반 수준인 5900원에 판매해 치킨을 좋아하는 1인 가구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
CJ제일제당은 업계 최초로 반조리 간편식 '백설 쿠킷(Cookit)'을 내놨다. 기존 간편식은 완제품 형태지만 '백설 쿠킷'은 고기, 야채와 같은 신선재료를 제외한 다른 재료가 모두 들어있어 요리에 대한 재미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아직까지 생소한 제품이기 때문에 시장 성공을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출시 2달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넘어서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쿡방의 유행으로 직접 요리를 하는 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는 고객이 늘고 직접 고른 신선 재료를 사용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같다"면서 "소형 가구는 매일 요리를 해먹지 않기 때문에 요리할때마다 필요한 모든 식재료를 사는게 부담이지만 백설 쿠킷을 사용하면 별도의 향신료나 소스를 일일이 다 살 필요가 없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식재료를 따로따로 준비하는 비용과 시간, 음식을 만들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 등을 처리하는 수고를 따졌을 때 가성비가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혼밥과 혼술이 식음료업계를 이끄는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가공식품을 넘어 신선식품으로까지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라면서 "성장 정체기에 도달한 국내 식음업계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간편식 시장을 잡기 위해 더욱 다양한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8000억원에서 2013년 1조원을 돌파하고 올해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