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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회장이며 전경련 수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회장(사진)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검찰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의 시발점이자 기업들의 출연금 모금 창구역할을 했던 전경련 회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대통령과의 독대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른 7대그룹 총수들처럼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GS그룹은 재계 7위 위상에 걸맞지 않게 기부에 인색했던 반면, 이번 미르·K스포츠재단에는 총 42억원을 냈기 때문에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허창수 GS그룹 회장 겸 전경련 회장은 올해 2월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비밀리에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GS그룹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이) 독대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짧게 말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이 박 대통령과 독대했을 당시에는 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GS칼텍스를 중심으로 GS건설, GS파워, GS글로벌, GS EPS, GS홈쇼핑, GS리테일, GS이앤알 등 총 8개 계열사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42억원을 낸 이후에 박 대통령과 독대를 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경련 수장의 자격으로 기업들의 출연금 모금을 독려하라는 지시를 받았는지, 아니면 GS그룹 회장의 자격으로 추가로 돈을 더 내라고 요구 받았는지 등은 향후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허 회장은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이번 출연금 모금을 주도한 것과 달리 본인은 한발 물러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청와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을 시켜 기업들에게 돈을 내도록 한 것이 현재까지 밝혀진 정황이다.
허 회장은 전경련의 수장으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박 대통령도 조만간 검찰수사를 받게 됐다. 이에 앞서 허 회장 역시 다른 총수들처럼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특히 GS그룹은 평소 기부 등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소홀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룹의 지주사인 (주)GS는 지난해 기부금이 3억원에 불과했고, 2014년에는 20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매출 12조3012억원, 영업이익 1조5818억원, 당기순이익 5093억원을 기록한 회사가 기부는 고작 3억원이었다.
GS그룹 계열사들도 평소 기부에는 아주 인색했지만, 이번 출연금에는 일제히 동참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292억원, 2014년에는 179억원을 기부했다. GS건설은 2014년 28억원에서 지난해 37억원으로 기부액수를 늘렸다. 이외에도 GS파워는 13억원에서 31억원으로, GS글로벌은 2억원에서 3억원으로, GS홈쇼핑은 42억원에서 44억원으로, GS리테일은 8억원에서 27억원으로 기부액을 늘렸다.
그나마 작았던 기부금을 늘린 것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허 회장은 GS그룹은 물론 전경련 회장으로서 검찰 조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