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장폐지 위협서 벗어나…출자전환 의결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무파업·자구계획 동참에 최종 서명하면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이 속도감 있기 진행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 10일 발표한 1조8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안을 처리한다. 지금껏 산은이 대우조선을 향해 노조의 무파업 동의안을 강력하게 요구, 끝내 관철시킨만큼 이사회 내 처리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이사회에서 대우조선 주식 6천만주를 무상 소각하고 일반주주를 포함한 나머지 잔여지분을 10대 1비율로 무상감자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또 대출자금 1조8천억원을 출자전환하는 안건을 승인한다. 

수출입은행도 수일내 대우조선의 영구채 1조원을 대우조선 대출과 교환할 전망이다. 

이에 발맞춰 대우조선이 오는 25일 임시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과 자본금 감소 승인안건을 통과시키면 연내 자본확충이 마무리된다. 

현재 대우조선은 총자본이 마이너스 1조2284억(6월기준)에 달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현재 부채비율은 7000%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자본확충 이후, 부채비율이 900%대로 개선돼 내년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서 "대우조선의 상장폐지를 막아야 신규 수주가 가능하고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자본확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당초 대우조선 노조는 "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무파업 조항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으나 연내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진해운처럼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라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태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법정관리로 가는 것을 막고 구성원들과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결론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 채권단은 대우조선 노조가 자구계획에 동의하지 않자 지난주에는 정용석 부행장이 거제를 찾아 직접 노조와 대화채널을 가동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이 당장 유동성에 숨통은 트였으나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올 3분기 1413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다가 내년 4월에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가 4400억원에 달한다. 7월에는 3천억원, 11월에는 2천억원까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를 위해 앙골라 국영석유사인 소난골 드릴십(시추선) 인도지연 숙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 대우조선이 드릴십 2기를 인도할 땐 10억달러(약1조1700억)가 들어오게 되지만 앙골라 측은 드릴십 인도시기를 2018년으로 늦추려는 모습이다. 

    산업은행은 소난골 문제 해소을 위해 국제협상 전문가를 통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등을 고려해 소난골이 드릴십 인도 시기를 계속 늦추려 할 것"이라며 "내년에 인도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