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간 정책 차별성 없고 서로 흠집내기 열중노동조합 임원이 직업…장점은 집행부 경력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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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행 노조 홈페이지


    우리은행 차기 노조위원장을 뽑기 위한 레이스가 시작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주 16일부터 3일 동안 ‘제7대 노조 임원 선거’를 위한 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다.

    입후보자는 이상철, 조경호, 김민석, 김남걸, 박필준 등 구 한일은행 출신 5명과 구 상업은행 출신인 문병일 후보, 통합 1세대인 한빛은행 출신 최계승, 구 평화은행 출신 이훈 후보 등 8명이 격전을 벌일 예정이다.

    최종 선거일은 12월 6일이지만 남은 기간 동안 후보끼리 단일화를 이뤄 선거에 나올 수 있다.

    이번 우리은행 노조 선거는 민영화 이후 사측과 함께 손발을 맞춰가야 하는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하지만 그 의미마저 퇴색될 만큼 선거 분위기는 좋지 않다는 게 내부 이야기다.

    바로 후보 간 흠집내기로 오히려 민영화로 고조된 분위기에 찬물을 붓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익명 커뮤니케이션 앱인 블라인드에선 모 후보의 인사 청탁설, 과거 비리사건 연루 등의 게시글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국도 좋지 않은 가운데 후보끼리 정책 대결을 펼쳐도 모자랄 판에 낡아빠진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결국 일하는 직원들을 생각하지 않고 노동조합 자리에만 연연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은행원은 “우리은행이 통합 출범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노조 선거 때마다 구 상업, 구 한일 출신들 간 ‘떼거리’ 문화로 분위기를 헤친다”라며 “노동조합의 이 같은 문화부터 바뀌어야 진정한 민영화를 이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후보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상철 후보는 2대·5대·6대 집행부에서, 박필준 후보와 문병일 후보는 2대·4대·6대 집행부에서 활동한 바 있다.

    김민석, 조경호 후보 역시 4대, 6대 집행부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김남걸 후보는 4대 집행부에서, 최계승 후보는 5대 집행부에서 노조 간부를 역임했다.

    노동조합 활동 경력이 흠이 될 순 없다. 하지만 우리은행 역대 노조위원장의 행보가 직원들에게 존경심을 불러일으킬 만큼 기대감을 갖기엔 불충분한 것도 사실이다.

    마호웅 전 위원장(3대)은 지난 2007년 당시 황영기 은행장과 비정규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밀실합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박상권 노조위원장(4대)은 사업비 일부 유용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으며 임혁 위원장은 노조위원장 완수 후 바로 지점장으로 발령받아 직원들의 눈총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