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노선 놓친 현대상선, 롱비치 인수 의지 강해대한해운 "1월 5일까지 신중하게 결정할 것"
  • ▲ ⓒ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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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의 핵심자산 롱비치터미널을 두고 현대상선과 대한해운이 또다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미주~아시아 노선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현대상선이 터미널 매입 만큼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대한해운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소재의 롱비치터미널은 국내 해운사들의 북미 진출의 교두보가 되는 허브항으로 불릴 정도로 매력적인 매물이라는게 해운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롱비치터미널은 지난해 197만TEU 화물을 처리하는 등 미국 서부해안 물동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이다. 
 
현대상선은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를 통해 미국 내 거점을 확보하고, 세계 10위권 해운사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 측은 "롱비치터미널의 경우 미국 서부해안 물동량의 30% 가량을 처리할 뿐만 아니라 롱비치를 인수하면 화주 서비스를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다"며 "현대상선 항만이 될 경우 하역비도 절감할 수 있어 매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SM그룹(삼라마이더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해운은 한진해운의 태평양노선 관련 영업 및 고객관리 정보와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주요 지역 7개국 소재 자회사 물류운영시스템 등의 물적 자산 및 인적 조직 등을 포함한 컨테이너 사업 일부를 370억원에 인수했다. 
 
다만 우선 인수 자격을 부여받았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54%)과 6500 TEU급 컨테이너선 5척 등은 별도 협상을 벌여 인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때문에 향후 현대상선과 또 한번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해운 측은 매입 금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 작업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아직 결정난 부분이 없다"며 "1월 5일까지만 결정하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검토 중이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대한해운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SM그룹은 "대한해운은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에 대한 의사는 변함이 없다"며 "본계약을 마친 후 컨테이너 선박 5척과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에 대한 인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럿듯 현대상선과 대한해운이 롱비치터미널의 인수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면서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양측 모두 롱비치터미널에 부채와 인수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롱비치터미널은 약 5억달러(약 5800억원)의 순부채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연간 운용자금만 약 8000만~1억 달러(900억~1200억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해운 입장에서는 이미 미주~아시아 노선에 자금을 투입한 상태여서 터미널 매입까지 하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해 대한해운 관계자는 "아직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수가 확정된 이후에 자금 투입에 대한 부분을 고려 할 수 있을 것 같다. 확정도 안된 상태에서 자금 부담이 된다는 것은 업계 추측일 뿐"이라며 "인수한 금액보다 높게 측정됐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