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사 20곳 중 9개사, 내년 주총 임기 만료돼외풍에 母 그룹 분위기 뒤숭숭…인사개편 ‘솔솔’
  • ▲ 왼쪽부터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이희권 KB자산운용 대표,  한동주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연합뉴스
    ▲ 왼쪽부터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이희권 KB자산운용 대표, 한동주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연합뉴스

    자산운용사 대표 23명 중 10명이 내년 주총 임기가 만료된다. 비율로는 43.5%에 달한다.

    대부분 회사를 잘 이끌었단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일부는 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에 의한 교체, 그룹 인사에 따른 이동 등 연임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상위 20개사(운용자산 기준)의 공시를 살펴본 결과 9곳의 대표가 올 연말 또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임기가 종료된다.

    임기 만료되는 CEO 수는 공동대표를 포함해 23명 중 10명에 달한다.

    자산운용업계는 그동안 연임한 사례가 많았다. 이에 5년 이상 자리를 지킨 CEO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모 그룹의 사정이 예년만 못해 교체 또는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먼저 삼성자산운용 구성훈 대표가 이번에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2014년 선임된 구 대표의 임기는 정해지지 않고 매년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결정된다.

    그런데 12월 초 있을 그룹 사장단 인사에 대한 소식이 조용하다. 정유라 특혜 의혹,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국민연금 개입설 등 삼성그룹 전체가 뒤숭숭하기 때문이다.

    삼성 금융계열사가 모여 있는 서초사옥은 이 달에만 3번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조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보통 지금쯤 그룹 사장단 인사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올해는 최순실 사태 등의 영향으로 조용하다”며 “결국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장단 인사가 미뤄지겠지만 이후 조직개편이 가속화되면서 계열사 사장들의 이동이 잦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을 끼고 있는 금융지주사 계열인 KB운용·NH아문디 대표는 실적 개선에도 웃을 수만은 없다.

    이희권 대표가 이끄는 KB운용의 순이익은 472억원(3분기 누적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3% 급증했다. 한동주 대표의 NH아문디운용도 같은 기간 34.6% 늘었다.

    전문경영인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라 할 수 있는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두 회사는 금융지주의 인사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이미 한 차례 1년 연임을 통해 연말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 대표는 올해 말 다시 KB금융지주 계열 사장단 인사 대상에 포함된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임기 1년을 남긴 상태에서 은행장과 회장 겸직, 상임감사 공석, 후계구도 구축 등으로 변수가 있는 상태다.

    한동주 대표는 농협금융지주의 임원 인사 방향을 지켜봐야 한다. 은행의 부행장급 임원 이동에 따라 자산운용사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이미 자산운용사 내부에선 한동주 체제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아 은근히 농협은행의 부행장 출신이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실제 NH아문디 자산운용사는 올해 초부터 자금운용 인력이 줄줄이 바뀌면서 1년 반 새 적어도 14명 이상의 펀드매니저가 교체됐으며 이 과정에서 10년 이상 자금 운용을 담당했던 주요 인력이 빠져나갔다.

    신한BNP파리바자산 민정기 대표는 신한금융지주 회장 교체도 예정돼 있지만 실적이 떨어져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민정기 대표는 조용병 은행장의 뒤를 이어 신한BNP파리바를 이어 받았다. 민 대표 역시 차기 회장 후보군 중 하나지만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앞으로 누가 회장 자리를 꿰차느냐에 따라 대대적인 지주 사장단 개편도 가능한 상황이다.

    더욱이 민 대표의 신한BNP파리바운용의 경영실적도 크게 위축됐다.

    올 3분기까지 순이익은 1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1% 급감했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부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임기 만료를 앞둔 곳은 흥국자산, 교보악사자산, 알리안츠글로벌인베이스터스자산, 한국투자신탁운용, 베어링자산, 도이치자산운용, 신영자산 등이다.

  • ▲ 상위 20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 임기 현황.ⓒ뉴데일리
    ▲ 상위 20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 임기 현황.ⓒ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