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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고급화 전략으로 출범시킨 제네시스 브랜드가 1년만에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며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 및 선호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판매에도 점차 탄력이 붙고 있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체 판매량은 5만5021대로, 같은 기간 현대차 내수 판매량의 10.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출범 1년만에 이룬 성과로, 제네시스가 순항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10월의 경우 5841대가 판매되며 전월 대비 30.5% 증가했다.
제네시스는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고급화 전략이 주효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2008년 1월 1세대 모델인 제네시스 BH를 선보였고, 2013년 11월 2세대 모델인 제네시스 DH를 출시했다. 제네시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차별화된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하며, 벤츠와 BMW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경쟁을 공식화했다.
한달 뒤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번째 모델인 EQ900(수출명 G90)을 내놨다. 제네시스의 최상위 럭셔리 세단으로 현대차의 야심작이다. 올해 7월 두번째 모델인 제네시스 DH의 부분변경 모델인 G80을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G80에 역동성을 극대화한 G80 스포츠를 선보이며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객관적인 조사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1분기 100대 브랜드에서 전체 46위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그동안 100위 안에 진입한 적이 한번도 없었지만, 지난해 고급차 브랜드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브랜드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제네시스는 북미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제50회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에서 방영된 TV 광고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63개 광고 중 제네시스가 1위를 차지했다.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2017년부터 LA 인근 리비에라 컨트리 클럽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퍼연맹(PGA)의 새 스폰서가 됐다. 이번 후원으로 2017년 LA에서 열리는 PGA 투어 토너먼트 대회의 명칭은 '제네시스 오픈'으로 명명됐다.
이에 따라 북미시장에서의 판매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7월부터 9월까지 이어졌던 노조의 파업으로 북미 판매에 일부 차질이 있었다. 10월 미국에서 제네시스 DH 276대, G80 1109대, G90 92대, 에쿠스 30대가 팔렸다. 그러나 노사간 교섭이 타결되면서 11월부터는 북미 공략의 고삐가 더욱 바짝 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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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제네시스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국내에서도 다양한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에 전시장을 열고, 차별화된 전시 및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코리안 투어를 2019년까지 4년간 후원하기로 했다.
현대캐피탈에서는 G80 리스 상품을 선보였다. HMC투자증권에서는 VIP 고객을 대상으로 G80 시승 체험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곧 실현될 자율주행 기술의 선구자로도 나서고 있다. 제네시스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1호차로 선정됐으며, 실제도로에서 자율주행 실험차량의 도로주행이 허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네시스는 내년 하반기에 중형 럭셔리 세단인 G70을 출시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총 6개의 모델을 출시해 제네시스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의 고급화 전략이 로드맵에 따라 '착착' 진행돼 2020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달라진 위상을 더욱 실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