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7년만에 적자 벗어나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 '쑥'수익구조 혁신 지속…안정 기반 속 신성장 모델 구축2018년 기업가치 30조…"글로벌 에너지기업 도약"
2014년 37년만에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며 벼랑끝으로 내몰렸던 SK이노베이션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을 이어간데 이어 이제는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반전의 중심에는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있다. SK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4년 대내외 악재로 위기에 봉착하자 석유사업에서 베테랑으로 평가받는 정 부회장을 소방수로 내세웠다.

2015년 초 SK이노베이션의 사령탑을 맡은 정 부회장은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공을 들였다.

당시 정 부회장은 "생존조건 확보를 위한 사업구조·수익구조·재무구조 혁신과제를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완수해야 한다"며 체질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SK에너지의 포항물류센터(40억원)와 SK인천석유화학 유휴부지(200억원)를 매각 한 데 이어 페루 천연가스 수송법인인 TgP의 참여 지분(2780억원), 일본 타이요오일 지분(92억원) 등을 정리하면서 현금을 확보했다.

게다가 안정적인 유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SK이노베이션의 재무건전성은 빠르게 개선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말 7조8542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은 지난 3분기 기준 1조1059억원으로 급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최대치인 1조9803억원을,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3792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 부회장은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수익-사업-인적-조직-재무-지배' 구조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 부회장은 "실적에 일희일비 말고 지속 창출이 가능한 회사로 성장해야 할 것"이라며 "3~5조원의 이익을 내는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부회장은 지난 2009년 4월~2012년 7월 SK C&C 공공-금융사업부문장으로 재직 당시 공군 방산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은 만큼 오는 2018년까지 기업가치를 30조원대로 키우고 글로벌 톱 30위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P(석유개발) 부문은 지난해 인수한 오클라호마,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를 인근 지역으로 확장하는 등 북미 기반의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진화한다는 'U.S.인사이더(Insider)' 전략을 수립했다. 

화학부문은 기존 중국 중심의 성장전략인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강화하고 석유사업 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과 협력해 안정적 원유도입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배터리 부문의 경우 지속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차세대 셀(Cell) 기술을 확보해 안정적 생존 기반과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확보한 투자재원은 M&A, 합작사업 투자 등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전략 투자의 실탄으로 쓰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성장 여력을 키운 뒤 투자를 하는 '안정 속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언제든지 필요시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