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권한-기능' 강화, 사외이사 추가 선임"'투자-사업재편-사업환경' 적극 대응…경영 투명성 대폭 강화"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삼성이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주주 환원 정책도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활발히 논의됐던 내용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만큼 이사회의 권한과 기능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번째 주주 환원 정책이 공개됐다. 배당규모 4조원, 분기별 배당, 지주회사 전환 등을 골자로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개선된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먼저 올해와 내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 올해 배당 규모는 30% 증가한 4조원으로 확대된다.

    균등한 배당을 위해 내년부터는 분기별 배당도 진행한다. 3년마다 현금수준을 점검해 적정수준 초과분은 주주에게 환원하고 순현금은 65~70조원 규모로 유지한다.

    사업구조 간결화를 위해 지주회사 전환과 해외증시 상장 등 다양한 방안도 검토한다. 삼성전자는 "중립적 입장에서 최적구조를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해 발표한다"며 "발표까지는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기대감이 높았던 삼성물산과의 합병이 장기화되며 주가는 급락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모든 정책이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통상 이사회 결의는 회사가 정한 정책을 이사회가 당일 보고받고 결의하는 기존 관행에 따라 진행돼 왔다.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의 역할은 180도 달라졌다. 이 부회장이 기업 경영 투명성을 확대하기 위해 이사회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이 실현됐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현재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사외이사 1명을 추가해 10명으로 확대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 1명 이상을 선임해 이사회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또한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하겠다는 내용도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강화와 결을 같이 한다. 삼성전자는 "거버넌스 위원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역할을 수행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이사회의 결정사항과 제안들을 감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주 환원 정책 결정도 이사회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의결됐다. 이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회는 지난 14일 주주 환원 정책을 앞서 보고 받은 뒤 2주 간의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발표했다. 이는 달라진 이사회의 역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을 필두로 하는 이사회가 투자, 사업재편, 사업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경영 투명성이 대폭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선포한 만큼 삼성전자 이사회의 투명성과 신뢰도는 상당부분 향상될 전망"이라며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은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삼성전자가 앞장서며 주요 계열사들의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