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동철 신임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LG화학
    ▲ 정동철 신임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LG화학
    LG화학이 위기에 빠진 정보전자소재 사업을 구할 인재로 LG디스플레이의 정동철(55) 부사장을 선택했다.

    1일 LG화학은 정동철 LG디스플레이 CPO(Chief Production Officer, 최고생산책임자)를 박영기 사장(61)의 후임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LG화학 정보전자소재연구소장, 광학소재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09년부터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를 이끌었던 박 사장의 후임에 같은 그룹이지만 다른 사업 영역인 LG디스플레이 출신을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대개 내부 승진이 아닌 외부 인사를 새로운 책임자로 선임하는 경우, 사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느끼라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전기 제품의 트렌드에 맞춰야 하는 정보전자소재 사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젊은 사장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LG화학 내부 인물이 아닌 LG디스플레이 인물을 선택한 것은 계속해서 실적이 하락하는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가 생산한 제품을 활용해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LG화학 보다 다운스트림에 있다. 업종에서 상위 단계에 있는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 직원들이 다운스트림을 담당했던 정 부사장을 새로운 사장으로 받아들이는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온다.

    LG화학은 전체 76% 정도의 매출을 전통적인 석유화학 분야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전형적인 석유화학사다.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 생산에서 국내 정상급 규모를 확보하고 있고 ABS를 비롯한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정보전자소재는 편광판으로 대표되는 사업으로 전체 LG화학 매출에서 지난해 기준 12%를 차지하는 규모가 작은 사업 영역이다. TV, 컴퓨터,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화면에 사용되는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선진국 경기가 위축되면서 전자 제품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저렴한 제품을 내세운 경쟁자들이 많아져 정보전자소재 사업 전반에 위기가 도래한 상황이다. 2000년대 LG화학을 대표했던 미래 사업이었지만 지금은 2차전지 사업 보다 밀리는 분위기다. 

    한편, LG화학은 이날 정 부사장의 사장 승진 인사를 비롯해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5명, 상무 신규선임 11명 및 수석연구위원 승진 1명을 포함한 총 19명의 2017년 임원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 승진 대상자는 전수호 전지 글로벌 생산센터장, 전무 승진에는 윤명훈 PO사업부장, 노국래 중국용싱법인장, 장승세 자동차전지 마케팅3담당, 정근창 자동차전지 셀(cell)개발 담당, 심원보 전지 품질센터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상무 신규선임자는 이시언, 선우지흥, 안성태, 한상철, 홍정진, 은기, 서원준, 장도기, 김양한, 이성만, 이호경 등이었고 수석연구위원으로는 이기수가 승진 대상자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