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전문은행·무인점포·생체인증 등 비대면채널 확대은행별 핀테크 전략 차별화, 연말 앞두고 성과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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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각사
    ▲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각사


    시중은행장들이 취임 초부터 공들여왔던 핀테크 사업들이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모바일 전문은행을 시작으로 무인점포, 생체인증서비스로 영업점 방문없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며 핀테크를 향한 은행장들의 의지와 노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이광구 우리은행장, 위비뱅크로 시작해 위비 스마트 키오스크로 '정점'

    이광구 행장이 연말을 앞두고 그간 핀테크 사업에 쏟아 부었던 노력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는 중금리 대출 시장 내 인기몰이에 성공했고, 위비 플랫폼 구축도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여기에 무인점포인 위비 스마트 키오스크까지 출시되면서 금융권 핀테크 강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핀테크 사업 시작은 2014년 12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광구 행장이 취임식에서 핀테크 사업 확대를 강조하고 은행권 최초로 전담 사업부를 꾸린 것.

    그 당시 금융과 기술의 결합을 뜻하는 '핀테크'가 불러올 변화의 바람을 체감하기 쉽지 않아 이광구 행장의 행보에 의구심을 보이는 시각이 대다수였다. 

    이광구 행장이 핀테크 강화를 선포한지 정확히 반년이 지난 2015년 5월 말,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가 출범했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까지 반신반의했던 위비뱅크는 한 달 만에 신용대출 120억원을 가뿐히 넘었고, 출범 1년 만에 1000억원 이상을 돌파했다. 

    대출 심사 문턱을 낮추고 모바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한 것.

    이광구 행장의 히트작품 위비뱅크는 빠르게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경쟁 은행들은 모바일 전문은행 마련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그 후 우리은행은 위비톡-위비마켓-위비클럽 등 체계적으로 플랫폼을 갖추기 시작했고, 중국과 동남아지역 등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광구 행장이 취임 후 2년 동안 핀테크 사업을 뚝심있게 밀어붙인 덕분에 우리은행이 금융 서비스 혁신을 이끌고 실력있는 선두주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 ▲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각사


    ◆ 조용병 신한은행장, 핀테크에 콘텐츠를 입혀라 …새로움으로 '승부수'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추진한 핀테크 사업들도 호실적을 내고 있다. 우리은행보다 반걸음 늦었지만 콘텐츠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덕분에 안정궤도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조용병 행장은 금융과 기술 접목에 그치지 않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덧입혀 신상품 출시에 주력하는 쪽으로 핀테크 사업 방향을 잡았다.

    신한은행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는 환전, 자동차금융 등 모바일 활용도가 높은 젊은 고객 대상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몰이에 나선 것.

    써니뱅크의 환전서비스의 경우 신한은행 거래가 없는 고객에게도 주요통화 90% 환율 우대를 제공한 덕분에 젊은 층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특히 최저 환율 도달시 알림 메시지를 발송하는 환율 알림 서비스 등 타행에 없는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게 된 것. 

    그 결과 환전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100만명을 넘으면서 써니뱅크는 모바일 환전 강자로 발돋움하게 됐다. 

    환전 성수기인 휴가철에는 영업점이나 공항지점보다 써니뱅크를 이용하는 고객 수가 늘어나면서 핀테크를 통한 고객들을 비대면 채널로 이끄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은행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자동차 구입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써니마이카대출도 3000억원의 대출 실적을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조용병 행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핀테크를 발판삼아 글로벌 진출도 빠르게 추진했다. 

    모바일 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조 행장은 지난해 12월 써니뱅크를 국내와 베트남 동시에 출범한 것.

    현재 베트남에서는 모바일 금융서비스와 함께 한류, 패션, 문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2030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달 출범 1년을 맞는 베트남 써니뱅크 회원수도 4만3000명에 달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금융-比금융 '전략적 제휴'가 강점
    함영주 행장이 취임 직후 맡은 하나멤버스도 출시 1년 만에 700만 고객몰이에 성공하는 등 알찬 성과를 거뒀다. 

    통합멤버십으로 패션,유통사 등 생활밀착업종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 마케팅을 펼친 결과 KEB하나은행 신규 고객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함 행장도 하나멤버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하나멤버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더불어 하나금융은 더치페이와 포인트인 하나머니를 주고받을 수 있는 업그레이드 버전 '하나멤버스 V2'를 출시하고,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멤버스의 흥행과 더불어 함영주 행장도 비금융사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며 핀테크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KEB하나은행은 삼성전자와 핀테크 부문 제휴를 통해 홍채 인증을 통한 송금기능 서비스를 선보였고, 블록체인이나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손잡고 핀테크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핀테크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 KEB하나은행은 대만 타이신은행, 중국 길림은행 등 외국 금융사와 협약을 맺고 하나멤버스 사용처를 국내에서 해외로 대폭 확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들이 그동안 추진해왔던 핀테크 사업들이 연말을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
    제각각 전략은 다르지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혁신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