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보험료 44조외 기부금·성금 등 16조 기업들 "45조 법인세 올려도 또 준조세 요구할 것"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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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적 기부금 청탁을 근절하기 위해 준조세 청탁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국내 대기업 50여곳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한 것을 두고 이참에 준조세를 손봐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세금인 듯 세금 아닌 비자발적 기금이 준(準)조세다.◇ 기업, 작년 준조세 61조 넘어, 법인세 45조 보다 많다9일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낸 준조세는 무려 60조원에 달한다. 사회보험료 등을 제외해도 16조원에 달한다.심 의원은 "최순실게이트에 기업들이 대거 연루돼 한국경제가 큰 타격을 맞고 있다"면서 "준조세청탁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정부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출연금을 포함해 관행처럼 수조원을 상납 받았다.특히 이러한 준조세에는 비공식적인 기부금도 많아 통계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해 기업들이 낸 준조세는 작년 법인세 45조의 3분의 1에달한다. 준조세를 세금 개념으로 볼 경우, 지난해 기업들이 낸 금액은 60조 이상이 된다.준조세의 규모가 막대하다보니 정치권에서는 준조세를 폐지하고 이참에 법인세를 늘리자는 주장도 나오는 실정이다.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달 대한상의 조찬간담회서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은 떳떳해지고 여러 불확실한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준조세 폐지, 법인세 인상을 제안했다.심 대표는 "(정부가) 대기업을 상대로 삥 뜯는 행위를 절대 못하도록 제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업들 "법인세 올려도 준조세 요구할 것"…정치권 '불신'기업들은 반 강제적으로 내온 준조세를 폐지하는데는 찬성하지만 적극적으로 반기지는 못한다. 준조세가 폐지된다고 해도 각종 명목으로 정부에서 '정책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이름만 바뀔 뿐이지 기업의 '팔비틀기'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기업의 인식이다. 정치권을 향한 불신의 벽이 상당히 두껍다.이러한 인식은 지난 6일 최순실게이트 청문회 때 여실히 드러났다.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다음 정부에서도 돈을 내라고 하면 낼 것이냐"고 묻자,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국회에서 입법해서 막아주십시오"라고 맞받았다.그는 준조세를 폐지하고 법인세를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 못한다"고 반대했다.SK 최태원 회장도 "준조세를 없애고 법인세를 늘려 효과가 난다면 찬성"이라면서도 "그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한 기업 관계자는 "어느 정부든 준조세를 없애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에 큰 난리가 있었으니 앞으로 규모는 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