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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아파트시장은 매매가격 하락요인과 상승요인이 공존한 가운데 국지적 과열양상이 올해보다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2017년은 대출규제 및 금리인상 가능성, 가계부채 심화, 부동산시장 규제기조 등 아파트값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소가 산재해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대통령으로 당선돼 부호무역주의와 같은 외교정책에 따라 국내경기가 다소 위축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위축된 투자심리는 리스크에 대한 적응기를 거쳐 저금리 기조 아래 유동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역적으로는 공급물량과 개발호재, 규제여부에 따라 차별화된 모습을 이어갈 전망이다. 수도권은 강남4구 및 과천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회피를 위한 발 빠른 사업진행이 가격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청약광풍이 불고 있는 부산은 희소가치가 높은 도심지역 수요가 집중되면서 상승을 이끌어갈 전망이고, 가격상승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은 대구와 경북은 아파트값 약세가 예상되고 있다.
◆입주물량 증가 덕 전세값 안정
전세시장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진행에 따른 이주수요가 많은 서울과 부산을 제외하고는 전세값 상승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여기에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신규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세매물엔 여유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아파트시장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됨에 따라 시중 유휴자금이 분양시장에 몰렸고, 분양시장 열기가 재건축을 비롯한 재고아파트로 확산되면서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월별 거래량과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2016년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였다. -
연초만 하더라도 여신심사 선진화방안 시행으로 보합수준에 머물렀던 아파트 매매가격은 수도권 분양아파트 흥행이 재건축과 재고아파트시장에 양향을 미치면서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11·3대책을 발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소유권 이전등기시까지 연장하는 등 고강도 규제책으로 과열된 시장을 진정시키고자 했다.
지방·광역시는 지역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은 2016년 한 해 동안 8.28%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해운대구·수영구·연제구 등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와 도시정비사업 진행에 따른 주택멸실로 매매수요가 줄을 이었다. 강원은 제2영동고속도로·KTX 서원주역 개발 등 교통호재와 평창동계올림픽 호재에 힘입어 2016년 아파트값이 2.43% 상승했다.
반면, 최근 몇 년 동안 가격이 상승한 대구와 경북은 급등한 가격에 대한 피로감과 물량부담이 가중되며 2016년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2015년 전국에서 가장 높은 매매가격 상승을 보였던 대구는 달서구·달성군 등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2.63% 내렸고, 이어 경산과 구미 등의 가격하락에 경북도 1.90% 하락했다. -
전세시장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자 임대인들의 월세전환이 활발해졌다. 하지만 수요자들은 여전히 순수 전세아파트를 선호하면서 가격상승이 이어졌다. 다만 최근 2~3년 간 호황기 때 분양된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예년에 비해 가격상승폭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전세값에 대한 부담은 지역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최근 5년 간 가구당 전세가격 추이를 분석해 보면 수도권은 2012년 기준 1억9749만원이던 아파트 전세값이 2016년 10월 말 기준 3억 142만원으로 53%나 상승했으며, 지방5대광역시는 5년 전 대비 34% 상승한 1억8980만원, 기타지방은 23% 오른 1억2564만원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인천(4.00%)·서울(3.70%)·경기(3.46%) 순으로 상승했다. 경기는 위례신도시·하남미사·동탄2신도시 등 대형 택지지구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예년에 비해 전세값 상승폭이 줄었고, 인천은 계양구·부평구 등 서울 접근이 편리한 역세권 아파트 위주로 전세값이 올랐다. 한편, 서울은 서대문·은평·도봉 등 강북권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
부산도 도시정비사업 시행에 따른 이주수요로 전세값 상승폭이 컸으며, 세종은 공공기관 이전과 생활기반시설 확충 등으로 인접 충청권 전세수요를 흡수해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큰 10.20%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대구(-3.53%)를 비롯한 경북(-1.53%)·충남(-0.96%)은 신규아파트 공급부담을 털지 못하고 전세값이 하락했다.
◆불확실성 따른 진정국면 예상
2016년 뜨겁게 달아올랐던 아파트 매매시장은 금리인상 여부와 대선, 부동산시장 규제책, 가계부채, 물량공급 등 다양한 가격변수 영향으로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으로 예측하지 못했던 경제전망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다만, 금리인상과는 별도로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상향조정하면서 아파트 매수자들의 자금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2016년 들어 박근혜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가 종전 부양에서 규제로 선회하면서 2016년과 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매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시세상승 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여지가 보인다는 게 전문가 견해다.
전세시장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매매시장에서 가격상승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전세수요가 많아지겠지만 2017년 신규아파트 입주물량이 1998년 이후 최대치인 36만9709가구에 달해 전세매물 찾기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단,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인근이나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 등은 일시적으로 수급불균형을 이루며 전세값 상승도 예상된다. 특히 2016년에도 공급물량 과다로 침체를 겪었던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2017년에도 전년 대비 약 30% 오른 13만7869가구가 입주를 준비하고 있어 역전세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