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권창출 자신감…차기 정부로 인사 넘겨야

  •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앞으로 임기가 만료되거나 공석인 공공기관장 인선 등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앞으로 임기가 만료되거나 공석인 공공기관장 인선 등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앞으로 임기가 만료되거나 공석인 공공기관장 인선 등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인사권 행사가 월권에 해당한다며 '대통령 행세'를 관두라면서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여기에는 박근혜정부에서 평균 3년 임기의 새 공공기관 수장을 임명하는 데 대한 불편함이 깔려있다.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차기 대권이 빨라질 수 있는 상황에 핵심 공공기관 인사는 차기정부에 넘겨야 한다는 인식이다. 현 정권에서 공공기관 수장을 앉힐 바에야 수개월간 공석이나 사장 대행체제로 가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19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을 마사회장에 임명한 것을 시작으로 향후 기업은행·인천항만공사 등 인사 적체 현상을 빚고 있는 20여곳의 공공기관장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행은 이날 오전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서 "분야별 산적해 있는 정부가 꼭 해야할 일을 정상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16일에는 "공공기관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 국가 경제와 대국민 서비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면서 "자리가 비어있거나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장 중 부득이한 경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제한적으로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또 "공공기관장 인사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 법령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야당은 황 대행이 직무 범위를 넘어선 행동으로 국회와 협의를 생략하고 있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임기가 수개월에 불과한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한 것은 한국마사회를 위해서도 부적절한 처사일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제2야당인 국민의당 역시 "대행은 대행일 뿐"이라며 "총리 본분을 넘어 국회의 협의없이 대통령 인사구너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야권이 황교안 권한대행의 인사에 대해 걸고 넘어지는 이유는 차기 대권에 대한 자신감이 밑그림에 자리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촉발된 여권과 현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킨 만큼 제 20대 대통령은 반드시 야권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권력의 핵심은 인사권에 있는 만큼 역대 대통령 측근들이 도맡아온 한국마사회장 같은 핵심 공공기관장 인사는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이 법과 절차에 따라서 공공기관장을 임명한다고 하면 야권에서 딱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국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그는 이날 대정부질문에 참석하라는 야권을 향해 참석은 하되, 질의·응답은 부총리가 받는 방안을 야권에 제안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이를 거부, 향후 야권과 팽팽한 기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