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제 68차 단체교섭 진행, 노사 입장차 좁이지 못해노조 반발로 30일 일부 동의자에 지급키로 한 성과급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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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임금 및 단체협상이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다. 올해 60여차례 진행해 온 임단협을 연내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내년에 분사 등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현대중공업은 큰 부담을 안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8일 울산조선소에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 68차 단체교섭을 가졌다. 올해 마지막 교섭이라 노사 양측 모두 타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무산됐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변함없는 주장만 확인했을 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면서 "사측은 변함없는 교섭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에 예상되는 물량 감소를 핑계로 조합원의 고통분담 요구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섭을 마치기 전 사측은 "노사간 대화 창구는 언제나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타결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6개 비조선부문 분사 등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하는 현대중공업은 부담이 더욱 커졌다. 노사가 합심해 수주를 이뤄내도 어려운 판국에 노사갈등까지 해결되지 못하면서 상황은 더욱 비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현대중공업 노조가 산별노조 전환에도 돌입함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받는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회복을 이끌어야 하는 현대중공업이 노조에 가로막혀 답을 못찾고 있다"면서 "연내 타결은 이미 물건너 간 만큼 빠른 시일내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내 갈등을 끝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중공업은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에서도 일부 동의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지난 27일 사내 소식지를 통해 밝혔다. 대리급 이하와 현장 직원들은 조합원들이기에 동의자들에 한해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

     

    올해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아 성과급 지급 기준은 없지만, 지난해 기준인 185%를 적용해 지급한다는게 사측의 입장이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성과급 지급 이유에 대해 "임·단협 장기화에 따른 사우들의 피로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계운영에도 애로가 있을 줄 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사측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일부 동의자에게만 성과급을 지급함으로써 노노갈등을 촉발시킨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30일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을 사측이 미루기로 결정하면서 말바꾸기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30일 일부 동의자들에게 성과급 185%를 지급하려 했으나 노조 측의 반발이 거세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성과급 지급이 원점으로 돌아간 만큼 임단협이 타결돼야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