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크루즈 관광객 200만 목표… 외교·안보 문제로 애초보다 20% 감축상하이샐비지 인양 지연에 자부담 눈덩이… 해수부 인양 전 200억 선금 검토
-
- ▲ 크루즈.ⓒ연합뉴스
해양수산부가 중국에 저자세다.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중국 인양업체의 자금 유동성 문제를 돕기 위해 이행의무가 없는데도 수백 억원의 선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올해 크루즈(유람선) 관광객은 중국의 으름장에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예상된다. 해양관광업 활성화에 차질이 우려된다.
6일 해수부는 2017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해양관광 활성화와 관련해 올해 크루즈 관광객 20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크루즈 관광객 유치는 주춤할 전망이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5일 사전브리핑에서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올해 크루즈 관광객이 감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크루즈 관광객이 88만명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193만명쯤이 입국했다"며 "지난해 말 예정된 입국 일정대로면 올해 248만명도 가능하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중국은 한반도 외교·안보 상황과 관련한 여건 변화에 따라 올해 한국을 찾는 유커를 20%쯤 줄이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해수부가 올해 크루즈 관광객 유치 규모를 200만명으로 낮춰 잡은 것도 중국의 20% 감축 발언을 참작한 것이다.
김 장관은 "(크루즈 관광객 유치 규모 축소는) 내부적, 자발적인 요인보다 외부 변수에 따른 것"이라며 "그럼에도 200만명 유치는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해수부는 범정부 차원의 항구도시 세일즈를 지난해 5회에서 올해 7회로 늘리는 등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또 연내 인천남항(22만톤급), 속초항(3만톤급), 제주강정항(15만톤급 2선석) 등에 크루즈 전용부두를 확충한다. 부산항·속초항 등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 선사 유치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
- ▲ 상하이샐비지 세월호 인양작업.ⓒ연합뉴스
한편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컨소시엄(이하 상하이)의 사정에는 인심을 쓰는 모양새다. 인양작업 지연으로 상하이의 인양비용 자부담이 커지자 계약상 이행의무가 없는 데도 200억원의 선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상하이는 중국 국영기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양작업 지연으로 상하이와 오는 6월까지 계약을 연장한 상태"라며 "기본적인 계약구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상하이는 해수부와 세월호 인양계약을 맺을 때 총 3단계로 나눠 돈을 받기로 했다. 1단계는 세월호 내 잔존유 제거와 유실 방지망 설치 완료 시기로, 전체 계약금액 851억원의 25%인 213억원을 받는다. 상하이는 2015년 12월 말께 이 작업을 마치고 돈을 받았다.
2단계는 세월호를 수중에서 인양해 선체 거치장소인 목포신항 철재부두로 옮기는 과정이다. 상하이는 2단계를 마치면 전체 계약금액의 55%인 468억원을 받게 된다. 1단계 수령액을 제외하면 255억원을 추가로 받는 셈이다.
3단계는 세월호를 육상에 거치한 후 관련 종합보고서를 제출하는 시기다.
현재 상하이는 선단을 자부담으로 유지하고 있다. 해수부 설명으로는 선단 유지비용으로 하루 2억7000만원쯤이 든다. 한 달이면 80억원쯤이다.
상하이로선 '시간이 곧 돈'으로 서둘러 2단계 공정을 마쳐야 선단 운용에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인양계획으로는 오는 4~6월은 돼야 2단계 계약금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양 지연으로 상하이에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추가 비용 지급은 계약상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나중에 조달청과 긴밀히 협의해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상하이가 단기적인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계약금 범위 내에서 200억원을 선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고금관리법 등에 따라 지급은 가능하다"고 전했다.
해수부는 선금 지급에 앞서 상하이로부터 이행보증증권을 받아 상하이가 3단계 과업을 이행하지 못하면 선금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