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1조' 클럽…"부실 공룡 이미지 말끔 해소"'기가인터넷 250만-5G 기술 주도' 기반 성장궤도 진입"새로운 도약 앞두고 경영공백 우려, CEO추천위원회 빠른 결정 절실"
  • ▲ 황창규 KT 회장ⓒ뉴데일리경제DB
    ▲ 황창규 KT 회장ⓒ뉴데일리경제DB

     

    '최순실 게이트' 관련 황창규 KT 회장 연임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황 회장의 임기 동안 치적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임이냐 혹은 연임불가냐를 논하기 전에, 지난 3년간 보여준 안정적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정치권의 황 회장의 연임 반대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정의당 윤소하·추혜선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회장은 즉각 물러나고 CEO추천위원회는 연임 우선 심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윤종오·김종훈 무소속 의원도 공동명의의 논평을 내고 반대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마땅한 차기 후보가 없는 상황 속에서 자칫 회장 공백에 따른 경영차질이 우려되는 만큼 연임이 '참 대안'이라는데 입을 모우고 있다. 

    실제 황 회장 취임 후 KT의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이 유력하다. 지난 201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 2929억원을 기록한 KT는 작년 1~3분기(1조2137억원)에 이미 전년 실적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등 '부실 공룡' 이미지를 말끔히 벗었다. KT가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2016년 들어 KT의 성장궤도는 더욱 안정화됐다. 2016년 2~3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 4000억원 달성은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KT의 안정적 성장궤도는 무선, 유선, 미디어∙콘텐츠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른 성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BC카드, 스카이라이프 등 계열사들의 잇따른 실적 호조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기업 신용등급 또한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2014년 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KT의 신용등급 전망을 'AAA 부정적'에서 'AAA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푸어스(S&P)도 신용등급 전망을 'A- Negative'에서 'A- Stable'로 상향 조정했다.

    인터넷을 바탕으로한 5G 기술 주도로 통신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기가 인터넷은 기존 100메가급 인터넷에 비해 최고 속도가 10배나 빠르다는 장점으로 괄목할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2016년 9월, KT 기가 인터넷은 출시 1년 11개월 만에 가입자 200만을 돌파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가입자 250만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황 회장은 취임 1년여가 지난 2015년 3월, 미래 통신 서비스인 '5G'에 대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해 글로벌 통신시장에서 한국이 5G 주도권을 잡는 계기를 만들었다. 201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5G, 미래를 앞당기다(5G and Beyond, Accelerating the Future)'를 주제로 5G가 만들어낼 미래상을 발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특히 2015년 6월엔 세계 최초 '기가 LTE'를 상용화해 유선(기가 인터넷)에 이어 무선에서도 '기가 시대'를 열었다.

    기가 LTE는 3CA LTE와 기가 와이파이를 하나의 통신망으로 묶어 기존 LTE보다 15배 빠르고, 3CA보다 4배 빠른 최대 1.17Gbps의 속도를 제공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황 회장은 1등 DNA를 일깨워 임직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시킨 것은 물론,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켰다. 취임 후 '1등 KT'를 일성으로 강조하며 부서간 벽을 없애고 그룹사간 시너지 창출, 고객최우선 가치를 주문했다.

    이 같은 변화를 위해 현장 방문과 함께 직원들과의 만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취임 후 1주일에 1회 이상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는 '소통 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황 회장이 직원들과 점심을 같이하거나 차를 마신 횟수는 약 250차례에 이르고, 직원 숫자는 3000여명(중복 포함)에 달할 정도다.

    KT가 보유한 국내 최고 ICT 서비스를 기반으로한 차세대 사업 육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가 주도하는 '케이뱅크'는 2015년 11월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데 이어 2016년 12월 본인가를 받았다. 케이뱅크는 고객지향, 편의성, 접근성, 가격 경쟁력을 차별화된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미래사업에서는 스마트에너지, 보안 분야가 눈에 띈다. KT는 에너지의 '생산-소비-거래'를 통합 관제할 수 있는 KT-MEG 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신재생에너지(생산), 에너지효율화(소비), 전기자동차 충전, 수요자원 운영(거래) 등 에너지와 관련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안 분야에선 네트워크 차원에서 위해요소를 차단해주는 '위즈 스틱'과 같은 차별화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황 회장 부임 후 '큰 덩치에 비해 부실하다'는 인식이 강했던 KT가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변모했다"면서 "무엇보다 임직원을 몰아세우기보다, 의욕을 북돋는 방식으로 이뤄진 리더십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황 회장의 연임에 이상기류가 감지될 경우 리더 공백에 따른 경영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CEO추천위원회의 빠른 결정이 요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