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토요타·폭스바겐·포드 등 공세 전환현대차, 점유율 확대 전략 지속…현지 입지 '단단'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크레타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현대차그룹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크레타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현대차그룹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자동차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년간 이어진 러시아 시장의 경기부진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등 현지에서 '뚝심 경영'을 펼쳐왔다. 이에 러시아의 부활은 현대·기아차 판매량 증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 역시 최근 러시아 투자를 재개하는 등 시장 점유율 확보 경쟁에 다시 뛰어들고 있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유럽비즈니스협회(AEB)는 올해 러시아 자동차시장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148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판매 감소세 둔화와 GDP 성장, 유가 상승 전망 등의 경기회복 요인이 자동차 산업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SUV, CUV 판매 증가가 이어지면서 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투자와 생산확대로 올해 SUV, CUV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러시아 시장에서 신형 티구안을 칼루가 공장에서 생산, SUV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토요타 역시 RAV4를 상트페테스부르크 공장에서 지난해 8월말부터 연간 5만대 규모로 생산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억 유로를 투자해 2018년 모스크바에 연간 3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발표했다.


    BMW 역시 현지생산업체 Avtotor의 연 10만대 생산공장 설립에 투자할 계획을 공개했다.


    포드는 솔러스 합작투자한 브세볼로시스크 공장을 지난달부터 주 5일 근무로 다시 전환하고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포드는 러시아 시장 판매 부진에 맞춰 이 공장의 생산인력을 950명 감축하고 근무 일수를 주4일 1교대로 운영해왔다.

  • ▲ 쏠라리스.ⓒ현대차
    ▲ 쏠라리스.ⓒ현대차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것과 달리 현대차는 이미 발판을 확고히 한 상태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 시장에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이에 대한 상품·마케팅 등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특히 정 회장은 "러시아 시장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며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지금 우리의 브랜드가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인기를 끈 소형 SUV '크레타'를 러시아에 투입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러시아에서 총 29만4867대(현대차 14만5300대, 기아차 14만9567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도 20.7%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현지 전략 차종인 '쏠라리스'가 지난해 총 9만380대가 판매되며 러시아 시장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했다. 현지 브랜드 라다의 '그란타'(8만7726대)를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이다. 기아차 '리오'(8만7662대)도 3위에 올랐다. 크레타(2만1929대)는 15위를 기록했다.


    현지브랜드를 누르고 판매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향후 시장이 회복됐을 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받침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러시아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정몽구 회장의 전략이 빛을 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 신형 리오(국내명 프라이드).ⓒ기아차
    ▲ 신형 리오(국내명 프라이드).ⓒ기아차


    현대·기아차 역시 강력한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동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쏠라리스 완전변경 모델을, 기아차는 리오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철수 움직을 보이는 와중에도 오히려 제품력 강화와 기업 이미지 향상에 힘쓴 현대차의 전략이 최근 러시아의 회복 분위기에 맞물리면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