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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가 임단협 본교섭을 다시 한번 진행한다. 이번이 사실상 분사 전 마지막 교섭이라 극적 타결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통분담 차원의 임금 반납을 요구하는 사측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노조측의 입장이 팽팽해,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6년 임단협 타결을 위해 이날 오후 2시 사측과 본교섭을 개최한다.
이번 본교섭이 주목받는 이유는 오는 4월 1일로 예정된 분사 전 마지막 만남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시간상 금일 교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양측은 분사 전 최종 타결에 실패하게 된다.
이에 따라 노사 양측은 합의점을 찾기 위해 교섭에 최대한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고용 보장을 조건으로 임금 20% 반납을 주장하는 사측에 맞선 노조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사상 최악의 일감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최근 울산조선소 5도크를 비운 것도 이 탓이다. 울산 5도크에 이어 군산조선소도 잠정 폐쇄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현대중공업은 노조측에 임금 반납이라는 고통 분담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 역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다. 잔업 폐지 등으로 실질적인 급여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노조는 더 이상의 임금 반납은 가계 계획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임금 반납안을 받아들이고서라도 하루빨리 임단협 타결을 외치고 있다. 분사 이후 각기 다른 사업체로 쪼개지는 상황에서 타결금 등을 받지 못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현 상황으로 보면 급한 쪽은 노조 측이다. 사측은 분사 등 계획한 자구안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임단협을 한시라도 빨리 마무리해 타결금을 받아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올해 임단협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노조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올해 임단협을 진행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할 수 있는 것.
따라서 노조 집행부가 이날 본교섭에서 한 발짝 물러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렇다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분사 사흘 전 마지막 본교섭에서 극적으로 타결하는 국면을 맞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분사 전 노조가 임단협에서 충분히 실리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면서 "무조건적인 분사 반대로 노조가 물러설 수 밖에 없는 궁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오후 늦게나 나올 현대중공업 임단협 본교섭 결과가 어떻게 될지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