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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주기를 맞은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4·3정신을 '공동체 화합 에너지'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행정자치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한 이번 추념식은 2014년 국가기념일 지정 후 네 번째 봉행을 맞았다.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개최된 추념식을 찾은 원희룡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원희룡 지사는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었던 4·3사건이 화해와 상생의 상징이자 과거사 청산의 모범으로 승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4·3사건의 진실을 찾고 좌우이념의 굴레를 벗기 위한 노력과 결단이 맺은 열매"라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앞으로 4·3사건의 정신과 가치를 공동체 화합을 위한 미래세대의 유산으로 만드는 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공동체적 관용의 정신, 국민통합과 세계평화 가치 구현, 미래세대 교훈 전승 등 3대 원칙을 기조로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제주도에서는 지난해부터 4·3희생자 추념기간을 '4·3 평화인권주간'으로 확대해 일선 학교와 도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4·3평화 인권교육' 교재를 마련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내년 4·3사건 70주년을 앞두고 시민사회에서 자발적으로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국민께서 힘과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면서 "앞으로 4·3 희생자 보상, 희생자·유족 심의 상설화와 명예회복, 행방불명자 유해 발굴 등 남은 과제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념식에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병국 바른정당 전 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함께 참석했다. -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가르침"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심각한 현재, 제주도민의 화해와 상생의 정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희망 에너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추념식은 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성직자와 제주·서귀포합창단, 해병대제9여단 군악대가 진행한 식전행사와 추념식 본행사로 진행됐다.
본행사는 국민의례, 헌화 및 분양, 양윤경 제주 4·3유족회장 인사말, 원희룡 제주도지사 인사말, 경과보고,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추념사와 제주4·3평화문학상 당선작 낭송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