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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브랜드의 기함 'EQ900'가 출시 1년6개월여 만에 벌써 힘이 빠지고 있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EQ900의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0.7% 감소한 3230대에 그쳤다.
지난 1월에는 역대 최저인 626대까지 판매가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2월 1210대, 3월 1394대로 봄성수기에 접어들면서 판매가 나아지는 추세다.
EQ900은 현대차가 2015년 11월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하면서 선보인 최고급 럭셔리 세단이다.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 지난해, EQ900은 연간 판매목표(2만대)를 초과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6월까지는 월 3000대 가까운 판매를 기록, 연 3만대를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현대차 노사는 수출 증가를 고려해 EQ900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통상 신차효과가 이어지는 6개월여만에 이 같은 인기는 사라졌다. 지난해 6월 3025대에서 7월 1217대로 판매량이 급감한 이후 계속 월 1000여대 판매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이전 모델인 에쿠스보다는 많이 팔리고 있다. 에쿠스는 2015년 총 5158대 팔렸다.제네시스 EQ900(해외명 G90)은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에서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망을 북미에 이어 중동, 러시아 등으로 확대했지만, 판매량은 브랜드 독립 전 모델인 '에쿠스'만 못하다.
EQ900 수출량은 지난해 2854대에 그쳤다. 이는 에쿠스가 판매되던 2015년 3204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도 1~2월 누적 수출 511대에 머물렀다. 동기간 에쿠스는 593대 팔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캐딜락 CT6, 링컨 컨티넨탈,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수입 경쟁 차량이 증가한 데다 할부 이용 시 가격면에서 수입차와 국산차 간 간극이 많이 줄었다"며 "해외에서 EQ900은 디자인과 성능 모두 호평을 받고 있지만, 최고급 세단으로서 헤리티지·차별화 등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최근 현대차에 2011년 생산된 제네시스와 에쿠스 차량에 대한 리콜(캐니스터 결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신뢰가 생명인 고급차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최고급 모델은 회사를 대표하는 만큼 품질면에서 검증된 부품이 사용돼 리콜이 적다. 따라서 최근 세타Ⅱ 엔진 장착 차량에 이은 에쿠스 리콜은 현대차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