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철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최근 들어 자사주 매입에 재시동을 걸었다.
이 부회장은 시장에서 꾸준한 자사주 매집을 통해 권성문 회장과의 격차를 6%대로 좁히며 회사의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2일과 14일 이 부회장은 각각 4만5314주, 1만8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 KTB투자증권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며 주주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후 약 1년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재 이 부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보통주 13.60%(960만2314주)로, 20.22%(1427만3226주)를 보유한 권 회장에 이어 2대 주주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 3월 말 주요주주로 등장한데 이어 7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이후에도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자 경영권 확보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권 회장과 이 부회장간의 경영권 다툼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권성문 회장과 이 부회장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경영에 참여키로 하고 보유주식에 대해 상호 양도 제한 및 우선매수권, 매도참여권을 보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지난 1년여 동안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이며 권 회장과 격차를 좁히는 동안 권 회장의 지분율은 20.22%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회사측 설명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부터 권 회장이 이 부회장에게 최대주주 자리를 넘기려고 했다면 권 회장의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팔았겠지만 이 부회장은 계속해서 시장을 통해 주식을 매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KTB투자증권의 거래량이 적어 대량 매수는 주가를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 부회장은 당분간 현재와 같이 시장에서 조금씩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을 통해 지분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회사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서지는 않겠지만 권 회장과 비슷하되 낮은 수준에서 지분율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에 지금까지 약 250억원의 금액을 투자했지만 KTB투자증권으로 옮겨오기 전 다올신탁 지분매각으로 450억원이 넘는 금액을 손에 쥐었던 만큼 추가 자사주 매입 여건은 충분한 상황이다.
또 권 회장이 일정 수준의 지분율 확대를 전제로 이 부회장을 KTB투자증권에 영입한 만큼 향후에도 이 부회장의 자사주 쇼핑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행보는 본인은 물론 회사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꾸준한 지분 확대로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이 부회장 본인이 주도적으로 IB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만큼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과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증권주의 호조와 맞물려 KTB투자증권의 주가 역시 1년 동안 약 14% 상승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지난 2016년 주가 상승률 기준으로는 32.4%로 21개 상장 증권사 중 유일하게 30%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회장 취임 당시 IB 부문을 강조하며 성과를 내고 있고, 실적을 끌어올리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