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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그룹 계열사의 7곳 중 1곳 정도만 상장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가 비상장사보다 경영성과를 더 내고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크며 투자기회 확대로 부의 재분배 역할을 한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10년간 재벌그룹의 상장사 비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재벌 총수가 있는 26개 대기업집단 계열사 1천93곳 중 상장사는 15.5%인 169곳에 그쳤다.
상장사 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KCC로 계열사 8곳 중 KCC, KCC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 등 3곳(37.5%)이 상장사였다.
뒤이어 OCI(30.0%), 두산(28.0%), 삼성(27.6%), 영풍(27.3%), 현대백화점(24.1%), 현대차(21.6%) 그룹 순으로 상장사 비율이 높았다.
반면 부영그룹은 계열사 22곳 모두 비상장사였고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26곳 중 2곳(7.7%)만이 상장사였다.
또 현대(7.7%), GS(8.7%), 미래에셋(9.5%), 롯데(9.6%) 등의 그룹 상장사 비율이 낮았다.
재벌그룹의 계열사 상장 비율은 10년 전보다 더 낮아졌다. 지난 2006년 말 기준으로 26개 그룹 658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134곳으로 20.4%에 달했다.
LG그룹이 계열사 31개 중 상장사가 12개(38.7%)로 상장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현대(37.5%), 신세계(33.3%), 두산(30.0%), 현대중공업(28.6%), KCC(28.6%) 등이었다.
26개 재벌그룹 중 계열사 상장 비율이 10년간 높아진 곳은 KCC, OCI, 삼성, 영풍, 현대백화점, CJ, 하림, 효성 등 8개 정도다.
나머지 17개 그룹은 상장 비율이 낮아졌고 부영은 10년 전에도 상장사가 없었다. 재벌그룹의 상장사 비율이 낮아진 것은 그만큼 비상장 계열사가 상대적으로 많아졌기 때문이다. LG그룹의 경우 계열사가 2006년 말 31곳에서 지난해 말 72개로 늘었지만, 상장사는 12개 그대로다.
롯데도 계열사가 43곳에서 94곳으로 늘었지만, 상장사는 7곳에서 9곳으로 2곳 늘었고 비상장자가 36곳에서 85곳으로 50곳 가까이 증가했다.
일반회사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들도 더 믿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그 대신 회사는 사업보고서 공시 등을 통해 회사 내부 사정을 외부에 공개해야 하고 규제를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재벌기업은 회사 내부 사정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아 비상장사를 유지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내부거래를 하거나 총수 일가에 대한 고액 배당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비상장사가 많으면 재벌기업의 부의 집중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상장사가 늘어나면 일반 투자자에게 다양한 투자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전반적인 부의 재분배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