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CEO 4인, 과감한 투자·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실적 견인권 회장, 기가스틸 등 WP판매 확대로 불황 돌파
  • ▲ 올해 1월 10일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좌로부터)ⓒ뉴데일리
    ▲ 올해 1월 10일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좌로부터)ⓒ뉴데일리


    국내 철강사들이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각 철강사 CEO들이 탁월한 경영 감각으로, 불황에도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과감한 투자와 선제적인 구조조정 등 실적 호조를 견인하고 있는 이들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재조명되고 있는 것.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사 빅4 CEO들은 실적 호조로 리더십을 증명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강점을 살려 불황 타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월드프리미엄(WP) 판매 비중 확대, 비철강사업 강화로 포스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권 회장은 포스코 본업인 철강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동시에 비철강사업 강화로 캐시카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제 8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한 해결책으로 WP 제품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했다. 그 결과 글로벌 시장 불황 지속, 보호무역 강화 등 악재에도 2분기 연속 50%가 넘어서는 판매 비중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권오준 회장은 사업구조혁신을 가속화하며 취임 당시 세운 149건의 구조조정 목표를 차질없이 진행,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6건의 구조조정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5조8000억원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뒀다.

     

    권 회장이 지난 3년간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영을 해 온 까닭에 포스코는 현재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4년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1분기에도 다시 한번 1조원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권오준 회장이 직접 명명한 기가스틸도 판매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 2분기 실적 또한 기대되는 상황이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의 조용한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전 금융권 등에서는 올해 1분기 현대제철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 2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와의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완전 달랐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9.9% 증가한 3497억원을 기록한 것. 현대제철은 철강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자동차 외판용 냉연, 고강도 철근 등 전략제품 판매 확대가 호실적을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전략제품 판매는 이전부터 우 부회장이 항상 강조해 왔기에, 이번 실적 호전 역시 우 부회장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 올해 1월 10일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좌로부터)ⓒ뉴데일리
    ▲ 올해 1월 10일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좌로부터)ⓒ뉴데일리


    동국제강은 오랜 시간 장세주 회장이 자리를 비우고 있다. 형을 대신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장세욱 부회장은 지난 몇 년간 동국제강을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후판사업 부진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장 부회장은 장세주 회장의 오랜 숙원인 일관제철소 체제 구축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장 회장의 부재에도 브라질 CSP 제철소가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데 역량을 집중해 조기 정상화를 이뤄냈다.

     

    장 부회장은 뛰어난 소통가로도 유명하다. 직원들과 격의없는 소통을 통해 알게 된 애로사항을 즉각 경영 일선에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동국제강 노사가 23년째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 또한 장 부회장의 소통능력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2013년 세아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순형 회장은 '절대우위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100년 기업을 향한 세아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순형 회장은 조용하고 섬세하면서도, 위기 속에서 기업을 위한 이성적이고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는 현군의 자질을 갖춘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회와 고객으로부터의 신뢰, 직원 상호 간의 신뢰, 제품에 대한 신뢰 등 '신뢰' 를 어떠한 가치보다도 중요하게 여긴다.

     

    '1등기업에는 불황이 없다’는 것을 직시하고 기업환경에 변화가 커질수록 안주하지 않는 스타일로 정평이이 났다.

     

    2014년 세아제강의 이탈리아 강관업체 ‘이녹스텍(INOX TECH)’ 인수, 2015년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 인수, 2016년 세아제강의 북미 유정용강관 공장 2곳 인수 등이 이순형 회장의 경영 감각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불황 타파를 위해 고민하고 묵묵히 미래를 대비하는 이순형 회장의 철학과 행보는 100년 기업을 바라보는 세아그룹의 체력을 공고히 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