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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가입자가 700만명을 넘어섰지만, 대다수의 관련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새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 10월부터 부과되는 전파 사용료 면제 기간 연장 및 망 도매대가 인하는 물론, 필요에 따라선 40여개의 달하는 알뜰폰 업체들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시장 정리가 시급하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10월 일몰인 지원금 상한제 폐지 움직임에 알뜰폰 업계가 울상이다. 단통법 시행 후 이통사의 지원금이 법적으로 통제받으며 가격 경쟁력 있는 알뜰폰에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몰렸지만, 지원금 상한제 폐지로 가입자 유치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성장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시장 점유율이 두자릿 수대로 확대되기는 했으나, '11% '에서만 맴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싼 가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점차 서비스의 질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성장 정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공약 중 하나인 '통신 기본료 폐지' 정책이 사실상 알뜰폰 업계에 직격탄을 날 릴 수 있어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동통신 요금은 가입비, 기본료, 정액요금 등 고정수익과 이용자의 사용량에 따른 통화료(음성·데이터), 기타(부가서비스 등)로 구성된다.
2G나 3G 요금제의 경우 '기본료+통화료'로 구성되는 표준요금제가 일부 남아 있지만, 국민 70% 정도 사용하는 LTE는 기본료 항목 자체가 없는 통합요금제 방식이다.
사실상 1만1000원의 기본료가 폐지될 경우 수혜 대상은 전체 이통 가입자가 아닌 2G나 3G 고객이 대상이 된다. 문제는 2G와 3G 고객이 80% 정도를 차지하는 알뜰폰 업체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치킨게임식 업체간 요금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지원책보다, 시장 정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알뜰폰 업체는 40여 곳까지 수가 늘어나며 출혈경쟁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 같은 양적 성장으론 모든 업체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알뜰폰 업체들은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전체 알뜰폰 사업자의 영업적자는 2013년 908억원, 2014년 965억원, 2015년 511억원, 2016년 317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영업적자가 줄어들고는 있으나,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파 사용료 면제 기간 연장 및 망 도매대가 인하 추진 등 관련 업체들을 위한 지원책들이 추가되야 하지만, 지금같은 구조로는 시장이 커나가기 어렵다"며 "이젠 양적 성장보단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당초 내세웠던 취지대로 알뜰폰시장이 이통3사의 대항마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40여곳에 달하는 업체가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시장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면서 "새정부는 숨통만을 틔워주기 위한 일시적 지원책 보다는 업체들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의 특단의 조치를 통해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