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항공산학지구 사업 '휘청'… 공사 "100억만 기부"
  • ▲ 인천공항 ⓒ 연합뉴스
    ▲ 인천공항 ⓒ 연합뉴스



    인천공항공사가 인천시로부터 받아온 지방세 감면 혜택이 중단될 예정인 가운데 항공산학융합지구 등 공사의 지역 환원사업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공사가 시와 논의했던 기부금에 대한 입장을 바꾸면서 각종 지역사업이 차질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의회는 지난 9일 인천공항공사 지방세 감면 폐지 내용을 담은 '인천시 시세 감면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가결했다. 해당 조례안은 오는 28일 열리는 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앞서 시와 공사는 각종 환원사업을 조건으로 지방세 감면 연장을 논의했지만 결국 중단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방세 감면이 중단되면서 공사는 약속했던 환원사업 기부금에 대한 입장을 바꿨고 시 내부에서는 사업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시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항공산학융합지구 조성 사업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앞서 공항공사는 항공산학융합지구 사업의 주축이 될 '인천산학융합원' 설립 지원금으로 총 20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시와 논의했다. 산학융합지구 사업은 송도 지식정보단지에 항공우주캠퍼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최근 공사는 논의했던 200억원 중 100억원만을 기부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앞서 공사가 시에 보낸 기부금 관련 공문에는 '건축 공정에 따라 100억원을 3년 간 인천시에 분할 지급하며 양 기관 간 실질적인 상생협력 진척 시 100억원을 추가 기부할 것'이라고 명시돼있다. 시 측의 감면 종료 결정에 따라 공사도 환원사업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 ▲ 인천공항공사가 시 측에 발송한 산학융합지구 기부금 관련 공문 ⓒ 인천시의회
    ▲ 인천공항공사가 시 측에 발송한 산학융합지구 기부금 관련 공문 ⓒ 인천시의회



    공항공사 관계자는 "앞서 시와 확실히 약속한 기부금은 100억원이며 논의 당시에도 100억원의 추가 기부는 추후 논의사항이었다"면서 "현재로서는 추가 기부가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공사가 변화된 입장을 보인 가운데 시와 시의회는 공사 측에 기부금 전액 기부를 요청할 계획이다. 소음 등 공항 인근 주민 피해 보상차원에서 이뤄지는 환원사업과 지방세 납부는 별개라는 주장에서다.

    최석정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은 "공사 지방세 감면 중단으로 앞서 공사가 약속했던 사회환원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시 내부에서 있었다"면서 "항공 인력을 양성할 산학융합원의 경우 직접 공사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시설이므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소음피해 등 공항 인근 주민들이 시설운영을 이해하고 있는 만큼 사회환원 사업은 지방세 감면과 별개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시, 공사, 시민이 함께하는 상생 협의체를 만들어 소통의 창구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항공사는 시세 감면 조례를 근거로 2000년부터 부동산 취득세의 40%를 감면받아 총 1614억원의 지방세 감면 혜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