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격수 출동에 '특검-변호인단' 긴장감 고조"증거 없는 일반론적 주장 내세울 경우 역풍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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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39차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관심이 집중된다.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부회장의 39차 공판이 14일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에서 열린다. 이날 공판에는 김상조 공정위원장과 우리은행 삼성타운점 직원 김 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김 위원장은 과거 삼성 저격수로 활동하면서 '재벌 개혁'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때문에 이날 증언은 삼성에 불리한 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위증죄를 포함한 법적문제가 걸려 있어 과거와 같은 의혹제기식 주장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특히 김 위원장이 특검 조사에서 주장한대로 '국민연금의 의결권 과정에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할 경우, 배경과 근거를 묻는 변호인단의 공세가 거세질 수 있다.장관급인 김 위원장이 출석하는 만큼 특검의 수장인 박영수 특별검사가 직접 신문에 나선다. 김 위원장에 대한 예우와 증언의 중요성을 감안한 조치다.신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내용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김 위원장을 상대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외부의 개입이 있었는지 ▲물산 합병으로 삼성 지배구조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우호적인 증인이 출석함에 따라 특검의 기대감도 높은 상태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고, 청와대가 대가로 물산 합병 등을 도왔다'는 주장을 입증하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때문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를 확인하는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점쳐진다.하지만 불과 몇 개월 전까지 학계에 몸 담았던 김 위원장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를 제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혹시라도 김 위원장이 시장의 분석을 기초로 한 일반론적 평가나 추측을 제시할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더욱이 증거의 능력을 다투는 형사재판 특성상 김 위원장의 증언이 증거에서 배제될 경우 김 위원장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주장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캐물어 증언의 신빙성을 무너뜨린다는 계획이다. 물산 합병을 경영권 승계라 판단한 근거와 이유, 배경을 집요하게 추궁한다는 방침이다.한편 오전 공판에 나오는 김 모씨는 삼성의 주거래 은행인 우리은행 삼성타운점에서 근무했던 직원이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김 모씨를 상대로 삼성의 돈이 하나은행 계좌를 통해 최 씨에게 넘어간 경위와 송금절차 등을 신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