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물량 2015년 대비 30% 수준…사실상 '실익 없다' 판단"정제마진 상승 및 성수기 진입 등 수출 주력이 더 이익"


한국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 2부시장 유류공급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에 나섰지만 국내 정유업계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가격 측면에서 1부시장에 비해 낮은 데다 공급물량도 지난 2015년과 비교해 크게 줄어 입찰에 참여해 봐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오는 26일 울산 본사에서 알뜰주유소 2부시장 재입찰을 실시하고 유류공급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알뜰주유소는 지난 2011년 기름값을 잡겠다는 취지에서 정부가 도입한 정책이다. 2년마다 진행되는 입찰은 정유사가 직접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1부시장과 석유제품을 한국석유공사에 판매해 알뜰주유소에 넘기는 2부시장으로 나뉜다.

앞서 지난 14일 진행된 입찰에서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가 1부시장의 유류공급사로 선정된 반면 2부시장은 낮은 응찰가로 유찰됐다.

이에 석유공사는 재입찰에 나선 상황이지만 정유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석유공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단가도 낮은데다 공급물량도 적어 이번 입찰에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부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의 경우 마이너스 마진으로 시작되는 게 대부분"이라며 "공급물량도 지난 4차 입찰에 비해서도 줄어들어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번 2부시장은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6000만 리터에 옵션 2400만 리터를 공급하는 조건이다. 이는 4차 공급물량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4차 공급물량은 휘발유 1억9000만 리터에 옵션 9500만 리터, 경유 1억3000만 리터에 옵션 1억리터다.

올해 물량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저장시설 임대료 등에 7억원이 투입되는 등 전반적인 비용 지출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 부담으로 물량을 대폭 줄이고 저장 시설도 기존 울산에서 평택으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물량이 적다보니 석유공사에서도 2부시장에 신경을 덜 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정제마진도 상승하고 있고 계절적 성수기에 돌입한 만큼 굳이 이번 입찰에 참여할 필요가 있겠냐는 의견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최근 미국의 산업생산 호조에 따른 수요 증대 및 재고 감소로 5주 연속 상승하며 배럴당 8달러 선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에도 우호적인 수출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회복세에 힘입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어 오히려 수출로 돌리는 것이 낫다"며 "하반기는 계절적 성수기인 만큼 물량 증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