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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 논란에 휩싸였던 동부제철 전기로 매각이 백지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최근 동부제철에 전기로 매각을 일시 중단할 것을 통보했다.
헐값 매각으로 동부제철 전 임직원을 비롯해 업계 반발이 심하자, 매각 중단은 없다던 기존 방침에서 한 발자국 물러난 것. 여기에 산업은행이 전기로를 포함해 동부제철을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면서 매각 무산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쏠리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동부제철 전기로 매각 중단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지난달만 해도 이란 업체와 매각 관련 협의가 상당히 진행됐기에 전 직원들의 반대 의견만을 가지고 중단할 수 없다는 방침이었다.
동부제철 고위 관계자는 "전기로 매각과 관련해 일시 중단할 것을 통보받았다"면서 "매각 연기라 봐야 할지, 무산으로 봐야할 지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 전기로 매각은 첫 단계에서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동부제철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유일의 친환경 전기로를 세웠지만, 경영 악화로 10%에 불과한 1200억원에 이란제철소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동부제철 전 임직원을 포함해, 업계 내 큰 반발에 부딪혔다. 그럼에도 매수처인 이란 제철소와 상당히 진척이 된 상황이라 중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매각 중단을 위한 정부 역할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매각 관련해서는 채권단의 결정이라며 거리를 뒀다. 이번 결정 역시 정부의 판단은 일체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건과 관련해서 정부가 전혀 개입한 사실이 없다"며 "채권단과 동부제철이 결정한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결국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잠정 보류키로 결정하면서 상황은 일단락 됐다. 산업은행은 동부제철 전기로 매각 여부를 8월 중순경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업계 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는 동부제철 통매각설은 전기로 매각 무산 가능성에 힘을 더욱 실어준다. 산업은행은 전기로를 포함해 동부제철 전체를 국내 철강사에 넘기는 방안을 고심 중에 있다. 유력한 인수업체로는 전기로를 보유한 현대제철이 거론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현재 상황에서는 중단으로 봐야 하며, 8월 중순경에 다시 결론을 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로를 포함한 동부제철 통매각도 우리가 생각하는 옵션 중 하나"라며 "여러 방안을두고 고심 중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