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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청년 실업을 줄이기 위해 올 상반기에 공공기관 신규 채용을 조기에 추진했지만, 정작 최근 3년 평균보다 신규 채용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질 좋은 일자리를 선제적으로 공급하겠다던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공기관 신규채용 규모는 9739명이었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올해 1월 업무계획에서 공공기관 상반기 채용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밝힌 상반기 목표치(1만1100명, 55.9%)보다 1361명 적은 규모다.
당시 올해 전체 신규채용 목표 인원은 1만9862명으로 상반기 채용 실적은 목표보다 6.9%포인트 적은 49.0%에 그쳤다.
이 비율은 공공기관의 2013∼2015년 상반기 신규채용 평균인 50%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기재부는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취업 선호도가 높은 양질의 공공기관 일자리를 올해 상반기에 조기 확대해 청년실업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했지만, 공염불에 불과한 셈이다.
정부는 예상보다 퇴직 인원이 적었기 때문에 신규 채용이 목표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각 공공기관이 연초에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면서 예상했던 퇴직 인원보다 실제 퇴직 인원이 적었다"며 "신규채용은 순증도 있지만, (퇴직자의) 빈자리를 채우는 몫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채용은 정부가 총인건비나 총원을 늘려주면 각 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안으로 강제로 뽑으라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국정과제로 천명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후 이행하려고 상반기에 여력을 아낀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노사합의로 정규직화가 확정되면 그에 맞춰 총원과 총인건비를 함께 늘려주기 때문에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굳이 여력을 아낄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은 조기 대선으로 생긴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공공기관이 신규채용을 꺼렸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았기에 신규채용 의사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기관장이 있는 곳이나 기관장이 공석인 곳은 정권이 바뀌고서 역시 신규채용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