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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남대 의대. ⓒ연합뉴스
교육부가 최근 서남대 폐과 방침을 밝히자 의대 정원을 확보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2일 교육부는 서남대 인수를 위해 삼육대와 서울시립대가 제출한 학교법인 서남학원(서남대) 정상화 계획서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서남대는 계고 절차를 거쳐 폐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각계 이목이 서남대로 집중되고 있다. 서남대에 유독 눈이 쏠리는 탓은 서남의대 정원 때문이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배정한 서남의대 정원은 49명.
의과대학을 유치하고자 하는 대학과 지역 표심을 의식한 지역 정치인들로부터의 의대 신설 시도는 계속돼왔다. 창원의대, 순천의대 등 다양한 목적을 명분으로 의대를 신설하는 법안들이 국회 계류 중이다.
이번 교육부의 서남대 폐교 추진 소식에 그간 의대 신설을 추진해온 대학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목포대는 '목포대 의과대학 유치 조직위원회'를 재정비해 의대 단독 유치를 원칙으로 최근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0여년간 의대설립에 공을 들여온 순천대도 마찬가지다.
창원대도 지난 20여년 동안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온 산업의대 설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면서 의대 신설 추진을 최근 공식화했다.
현재 서남대 폐과만 기정 사실화됐을 뿐 서남대에 주어진 의대 정원을 일부 의대에 배분할지, 아예 신설되는 의대에 정원을 배정할지 결정된 부분은 없는 상황. 사실상 의대 정원은 정치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도 분주한 모습이다.
실제 김영삼 정부 시절 균형발전을 위한 목적으로 재단 재정 능력은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정치논리로 밀어붙인 탓에 전국 9개 의대가 신설됐고, 서남의대 역시 그중 하나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지난 10일 목포대를 방문해 의대 유치에 대한 논의를 했다.
서울시립대 의대 추진이 반려되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서울시립대의 서남의대 인수 추진에 대한 당위성을 피력했다.
서남의대 캠퍼스가 있는 남원시의 이환주 시장은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나 폐교가 아닌 서남대 정상화 기회를 달라고 강조했다.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오직 서남의대 정원에 관심을 쏟는 상황에서 서남의대 학생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당장 8월28일 시작되는 2학기 수업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남의대 한 학생은 "인수를 하든 폐교를 하든 2학기 수업에는 공백이 예상된다"면서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의대를 놓고 정치권이 정치놀음하는 통에 폐교를 반대하는 지역사회, 의대를 신설하려는 국회의원들이 뒤엉켜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학생은 "당장 다음달이면 수업이 진행돼야 하는데 교육부는 여전히 폐교 이후 구체적인 로드맵조차 없고, 폐교 계고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육부의 시간끌기로 불안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식 입장 발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안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