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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최종 관문을 통과, 오는 10월 1일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한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출범한다. 신동빈 회장의 투명경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던 순환출자 고리 및 지배구조가 개선될 전망이다.
29일 오전 10시 동시에 열린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쇼핑의 분할합병안이 최종 승인됐다.
이날 열린 롯데그룹 4개사의 임시주총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분할합병안이 가결된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지주사로 전환될 모든 요건을 갖추게 됐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참석 68.8% 중에서 88.6%가 찬성했다. 롯데푸드는 참석 66.0% 중에서 96%가 찬성했고, 롯데쇼핑은 참석 63.6% 가운데 82.2%가 찬성했다. 롯데제과도 참석 65.6%에서 86.5%가 분할합병안을 찬성했다.
분할 및 분할합병안은 주총 특별결의 안건으로, 전체 주주 중 절반 이상이 주총에 출석해야 한다. 또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에 따라 4개사 모두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해 이번 가결은 법적 효력을 갖게 됐다.
4개사 주총 중에 가장 이목이 집중된 곳은 롯데제과이다.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지주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결국 롯데제과 임시주총은 진통이 이어졌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분할합병 계약서와 계획서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등 이번 분할합병에 불만과 의구심을 드러냈다. 3시간이 넘게 설전과 고성이 오갔지만, 결국 원안대로 안건이 가결되면서 임시주총은 끝이 났다.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격호 명예회장 측의 법률대리인 조문현 변호사는 "롯데제과에서 신격호 명예회장의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한정후견인 판정을 받았지만, 주주의결권은 동의 없이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법한 위임장을 제출했기 때문에 출석 및 의결권이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조 변호사는 "롯데쇼핑이 3조원 가량의 적자를 봤고, 중국 사업에서 부진한 것이 이번 분할합병안에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롯데쇼핑을 제외한 3사 분할합병안을 제안했지만 부결됐다.
이성호 롯데 소액주주 연대모임 대표도 롯데쇼핑의 합병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며, 향후 주가 흐름을 지켜본 뒤에 대응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4개사 주총결의에 따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쇼핑은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다. 이후 오는 10월 1일에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의 투자부문을 합병해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출범하게 된다.
분할합병 비율은 롯데제과 1 : 롯데쇼핑 1.14 : 롯데칠성음료 8.23 : 롯데푸드 1.78이다.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출범하면 4개 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관계가 정리돼 순환출자고리가 기존 67개에서 18개로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