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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취임 이후 1년반 넘게 이어져 온 노사 갈등이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립각은 갈수록 첨예해지는 양상이다.
4일 석유공사 노사에 따르면, 김 사장과 노조간 갈등의 시작은 성과연봉제다. 김 사장은 취임 후 '2020년까지 인력을 30% 감축하고 성과연봉제를 확대한다'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노조가 성과개선 대상자에 대한 직권면직 폐지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지난해 말에는 '낙하산 인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당시 석유공사는 기획예산고문 3명, 본부장 1명 등 억대 연봉의 전문계약직 4명을 채용했다.
문제는 이들이 김 사장이 과거 몸담았던 현대그룹 출신이거나 대학 동문으로, 석유개발과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김 사장은 1976년 현대그룹에 입사했고 현대오일뱅크 전무와 현대중공업 부사장, 현대종합상사 사장, 현대중공업 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게다가 '경영난 등을 이유로 직원들의 기본급 인상도 어렵다는 상황에서 억대 연봉자들을 꼭 채용해야만 하느냐'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최근에는 보안업무망 사용 제한을 놓고 노사가 정면 충돌했다. 석유공사는 지난 6월 보안을 이유로 노조의 사내 보안업무망 사용을 제한하고, 노조가 올린 게시물을 삭제했다. 전임 노조 간부들의 메일 발송과 게시 권한도 박탈했다.
그러자 노조는 "노조 와해, 파괴공작"이라며 지난 6월28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7건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울산노동위원회는 지난달 7건 중 ▲설문조사(리더십) 삭제 ▲전임자 게시물 작성권한 박탈 ▲노동조합 게시판 무단 폐쇄 ▲전임자 사내 이메일 발송권한 박탈 ▲이메일 무단 삭제 ▲다수 게시물 무단 삭제 등 6건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다.
노조는 이를 계기로 김 사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노조 파괴공작이 사실로 드러났다. 하루 속히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김 사장의 노조탄압 부당노동행위는 노조가 측근 채용시 비리의혹, 비선에 의한 밀실경영, 인사전횡 등 권한남용, 투기자본에 대한 사옥매각 등 국부유출, 공공기관장으로서의 도덕적 해이 등 수많은 문제점을 제기하자 이를 억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이미 드러난 문제만으로도 김 사장이 공공기관장으로서의 자질과 자격은 거론할 필요조차 없으며, 이번 울산노동위원회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함으로써 더욱 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사측은 울산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사측은 "울산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빌미로 노조에서는 사장 퇴진과 연계시키는 등 정치적 공세를 진행 중이지만, 김 사장은 공사 내부 적폐 청산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특히 분쟁 원인이었던 노조의 인사권 개입 관행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도 "보장된 임기를 모두 마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19년 1월말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