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업 사회적 책임' 세계 순위 '89위' 급락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책임 평가에서 삼성전자의 순위가 1년만에 무려 69계단이나 급락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등과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컨설팅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가 최근 발표한 '2017 글로벌 CSR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89위에 자리했다.

RI가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CSR 순위는 기업 지배구조와 사회적 영향, 근로자 대우 등을 기준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점수로 매긴다. 올해의 경우 15개국에서 실시한 17만여건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지난해 총점 100점 만점에 69.8점으로 20위에 랭크된 삼성전자는 올해 64.5점에 그치며 89위로 추락했다. 특히 100위권 기업 가운데 순위 하락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톱 100'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66.5점으로 26위, 2014년 68.3점으로 16위, 2015년 68.83점으로 20위 등 꾸준히 3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삼성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 문제와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명성에 타격을 받았다"고 해석했다.

올해 전 세계에서 사회적 책임을 가장 잘 구현한 기업으로는 덴마크의 완구업체인 레고 그룹이 꼽혔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그 뒤를 이었고 월트디즈니와 BMW그룹, 인텔, 보쉬, 시스코, 롤스로이스 에어스페이스, 콜게이트 등이 10위 내에 포함됐다. 지난해 7위에 오른 애플은 총기 테러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요구한 아이폰 잠금 해제를 거부한 것 등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49위로 떨어졌다.

국내 기업으로는 ㈜LG가 65.9점으로 삼성전자에 앞서 76위에 올랐으며, 현대차는 63.9점으로 9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폴이 발표한 기업 평판 지수에서도 49위에 그치며 전년대비 42계단이나 떨어지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오랜 기간 쌓은 이미지가 단번에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최근 갤럭시노트8의 성공적인 출시로 발화 사고에 따른 충격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국정농단 게이트 연루 사태는 계속되고 있어 향후 평가 결과도 낙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경우 소니, 캐논, 도요타 등이 3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의 자존심이었던 삼성전자마저 100위권 탈락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국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이 미칠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