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압박… 미 10년물 국채 금리 내년 상반기까지 65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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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연준 이사회 회의 참석한 옐런 의장.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보유자산 축소를 공식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가 부실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시장금리 상승압박이 본격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북한 리스크로 인해 9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긴축기조 본격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8.2부동산 대책에도 지난달 은행과 보험사,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은 8조8000억원 늘었다.
가계부채는 지난 6월 말 현재 1388조3000억원으로, 금융위가 발표한 7월 가계부채 증가액 9조5000억 원과 8월 8조8000억원을 합하면 9월 중순인 현시점에서 140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가계 빚이 지속해서 불어나는 가운데, 미국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로 국내 시장금리 상승세에 속도가 붙을 경우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가구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
BNP파리바의 분석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미국과 유로존, 영국, 일본 등 주요 4개국 중앙은행의 자산매입규모는 보유자산 재투자를 제외하면 현재보다 월 70%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65bp(1bp=0.01%포인트), 독일 국채금리는 100bp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시장 이자율 상승압력이 증가하면, 한국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해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이는 가계지출 감소로 이어져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준이 보유자산 축소를 공식화한 데 더해 연말에는 한미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엑소더스가 속도를 낼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기(2005년 8월∼2007년 8월)에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모두 19조70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 리스크(위험)가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32억5000만 달러 빠져나갔다. 원화로 약 3조6650억원이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13억3000만 달러, 채권투자자금은 19억1000만 달러 유출됐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기는 작년 11월(-4억9000만 달러) 이후 9개월 만이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는 작년 1월(-23억1000만 달러) 이후 19개월 만이다.
통상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화 강세가 심화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된다.
미국 금리 인상 자체가 경기 호조를 반영하기 때문에 역시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반면 미국 금리 상승이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져 신흥국 경기가 침체될 경우에는 수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자산축소 역시 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낳는다. 다만 금리 인상보다는 달러화 강세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경제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1∼7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급증,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정부는 자산축소 계획을 골자로 한 이번 FOMC 결정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예견돼온 시나리오에 따라 미국이 단계적인 금리 인상이나 자산축소에 나서기로 한 만큼 이미 금융 및 실물시장에 선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보유자산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