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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청년정책과 버스 준공영제를 둘러싼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차기 경기도지사 유력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양측의 기싸움으로 해석된다.
경기도는 올해 말부터 '버스 준공영제'를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기사 근무환경을 개선해 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내용의 버스 준공영제는 남경필 지사의 역점사업으로 꼽힌다.
이재명 시장은 남 지사의 버스 준공영제가 '엉터리'라며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성남과 고양시를 제외한 22곳 시·군에서 준공영제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재명 시장은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버스 준공영제는 세금으로 특정 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버스판 4대강 사업"이라며 "경기도 준공영제는 정상적인 공영제로 가는 중간단계가 아니라 공영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가짜 준공영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의 경우 2002년 버스 1대당 34만원이었던 순이익이 준공영제 시행 2년 뒤인 2006년 1030만원으로 30배 이상 뛰었다"며 "준공영제 시행 시 지자체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버스업체의 몸값이 불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도가 추진하는 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실효성 검증이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성남시는 자체 추진하는 '지방 대중교통계획 수립용역'에 따라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광역버스 이용객이 많은 성남시의 불참 의사에 지역 일각에서는 버스 준공영제의 연말 시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도의회에서도 '광역버스 시행 협약안'을 부결시켜 우려는 더욱 증폭됐다.
이에 남경필 지사는 "경기도 버스 준공영제는 흔들리거나 중간에 표류하는 사업이 아니다"면서 "도민의 안전을 두고는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으며 (준공영제는) 당초 계획대로 연말 중 추진된다"고 강조했다.
도는 오는 27일 준공영제 참여 지자체와 '광역버스 준공영제 시행 협약식'을 갖는다. 연말 중 시행을 위해 도는 22곳의 지자체와 수입금 공동관리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있다.
양 측은 경기도 '청년연금'을 두고도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이 시장은 경기도 청년연금 정책을 '사행성 포퓰리즘' 이라고 비판했고 남 지사는 '청년을 모독하지 말라'며 맞섰다.
청년연금 사업은 도내 중소기업 청년근로자가 10년 이상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면 지원금을 포함해 최대 1억원의 자산을 형성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앞서 이 시장은 "경기도의 1억 통장은 사실상 도가 5천만 원을 지원해주겠다는 사업인데 도 전체 300~400만 청년 중 사업 대상은 4천~5천명 밖에 안 된다"며 "1천명 중 한두 명을 뽑아 5천만 원의 혜택을 주겠다는 청년연금 사업은 사행성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남 지사는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청년들을 향해 '사행성'이라고 폄훼하는 (이재명 시장의) 행태를 참을 수 없다"며 "고의적으로 비하를 반복하는 이 시장은 청년들에게 사과하라"고 맞섰다.
지역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두 인사 간 이슈 선점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이 시장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이미 결심을 했다"고 밝히며 출마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