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3부, '주요쟁점-증거조사' 등 양측 의견 확인"항소논리 타당성 집중 판단…피고인 불출석 가능성 높아"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공소사실에 대해 전원 모두 부인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 변호인단이 지난 3월 열린 1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한 말이다. 당시 변호인단은 특검의 공소사실 전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혐의에 대한 억울함을 강조했다.

    더욱이 공소장에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등 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이 포함된 점을 언급하면서 '공소장 일본주의'를 제기한 바 있다. 항소심도 비슷한 양상이 예상된다. 항소이유에 대한 위법성과 논리점 허점을 공략해 항소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이 28일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 502호 소법정에서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는 준비절차는 항소이유를 중심으로 한 주요쟁점과 증거 및 증인조사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확인하는 자리로 진행된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부회장 등은 출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세 차례 열린 1심 준비기일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변호인단과 함께 특검 역시 항소를 제기한 만큼 항소이유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 기록 열람과 복사 등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준비기일이 추가로 잡힐 수 있다.

    1시간 만에 종료된 1심과 달리 오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양측이 5가지 혐의에 대한 1심 판결 전부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준비절차에서 부터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상된다.

    항소이유서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올 수도 있다. 항소이유서는 공소장과 같은 법적 효력을 발휘하진 못하지만 재판부의 판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재될 경우 거센 반발이 제기될 수 있다.

    변호인단은 '개별 현안들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돼 있다'는 명제를 무력화하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특검은 명시적 청탁과 대가관계를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1심 재판부가 승마지원 및 재단출연에 대해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른 수동적인 공여'라 판단한 것에 대해서도 양측의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에 무죄라는 변호인단과 달리 특검은 현안 해결을 위한 대가관계였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항소심은 1심과 달리 항소인이 주장하는 사유의 타당성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며 "상대방의 항소이유를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항소논리를 무너뜨리려는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