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밥 반찬에서 프리미엄 간식·술 안주로 카테고리 확장품질·맛 차별화 한 프리미엄 제품이 성장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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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과 맛살로 대표되는 어육가공품이 지난해 4332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어육가공품은 최근 가정 내 수요가 줄면서 침체기를 겪었지만 고급화를 내세운 프리미엄 제품과 컬래버레이션 제품 등이 매출을 견인하면서 2년 사이 시장이 5.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농림축산수산부의 '마켓리포트 어육가공품편'에 따르면 어묵과 맛살이 탕, 밥 반찬 외에 최근 간식, 안주까지 다양한 용도로 주목을 받으면서 업계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며 지속적으로 수요를 견인한 것이 시장 성장을 이끈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어육가공품 시장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2014년 4117억 원에서 2016년 4332억 원으로 5.2% 증가했다. 이 중 어묵이 60%, 맛살이 4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어육가공품 시장은 CJ제일제당과 사조대림, 한성기업, 동원F&B, 풀무원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어묵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이 시장 점유율 40.7%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사조대림(29.6%), 동원F&B(8.5%), 풀무원(4.2%) 순으로 나타났다. 맛살 시장에서는 사조대림이 38.9%로 1위, 이어 한성기업(33.6%), CJ제일제당(14.3%), 동원F&B(10.9%)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육가공품은 주로 어묵 조림, 어묵탕, 어묵 볶음 등 밥 반찬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됐는데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외식 위주의 식습관이 널리 퍼지면서 어육가공품 시장이 정체기를 맞았다"며 "어육가공품 업계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밥 반찬에서 간식, 술 안주 등으로 콘셉트를 달리 잡고 차별화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밥 반찬으로 주로 사용되던 어묵은 얇고 납작한 형태가 주를 이뤘지만 간식, 술 안주로 맛과 품질, 두께 등을 차별화 한 제품이 속속 시장에 등장했다. 어묵의 주재료인 연육과 함께 치즈와 야채, 두부 등을 넣고 두께를 두툼하게 만드는가 하면 연육 품질을 업그레이드 하고 조리 방식을 튀기는 것에서 찌는 방식으로 달리 하는 등 차별화에 주력했다.
CJ제일제당은 어묵에 들어가는 연육을 고급 원재료인 실꼬리돔 등으로 사용하고 기존의 튀기는 방식 대신 굽고 찌는 방식으로 건강한 어묵을 지향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의도 IFC몰 내 올리브마켓에는 베이커리형 어묵바 '삼호어묵바'를 운영하며 어묵 크로켓, 붕어빵 모양 어묵 등 프리미엄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어묵을 만드는 주방을 오픈 키친 형태로 운영해 셰프가 직접 다양한 메뉴를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영화관과 커피전문점과도 협업해 어묵 제품을 선보이는 등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사조대림은 대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과 컬래버레이션한 '무도빠'를 내놨다. 치즈맛과 매콤한 맛 2종으로, 프리미엄 명태 연육으로 만들어 쫄깃한 맛이 특징이다. 기존 어묵바 대비 중량을 약 40% 늘려 간식용 뿐만 아니라 식사대용으로도 수요가 높은 편이다.
동원F&B는 프리미엄 스낵형 맛살인 '리얼 크랩·치즈스틱'을 선보였다. 낱개로 포장돼 있으며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게살과 치즈맛의 2종으로 구성됐다. 알래스카 청정 지역의 자연산 명태 연육과 국내산 붉은 대게살을 사용한 것이 특징.
삼진어묵은 장어어묵, 전복어묵, 문어어묵 등 다양한 원재료를 사용한 고급 어묵 선물세트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급증한 편의점을 중심으로 핫바, 어육소시지 등이 대표 간식 메뉴 중 하나로 판매되는 것도 프리미엄 어육가공품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어육가공품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해서 카테고리가 정확한 기준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주재료인 연육을 고급 생선으로 사용했는지, 합성착향료나 보존료, 방부제 같은 것을 사용했는지, 튀기는 것보다 굽고 찌는 등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됐는지 등이 프리미엄을 나누는 주요 기준점이 된다"며 "제품을 고를때 주요 성분표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와 함께 고급 간식에 대한 트렌드가 맞물리며 소비자들이 고급스러운 어묵과 맛살을 원하기 시작했다"며 "어묵이나 맛살이 이제는 밥 반찬이 아닌 술 안주와 간식으로 시장을 확장하며 다시 새로운 성장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