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으로 중국 사업 고전 이어 국내서도 잡음 이어져새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 규제 강화로 어려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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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에 이어 국내에서는 규제 및 지역상인들과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새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진행 중이던 상암 롯데몰 건설이 중단되는 등 그룹 전체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해당 지역 상인들과의 갈등까지 더해지며 롯데가 강조하는 상생경영도 시험대에 올랐다.

우선 가장 시급한 건 상암동에 강북 최대규모(약 6200평)로 들어설 예정이던 롯데 복합쇼핑몰(롯데몰) 문제다. 롯데는 쇼핑몰 설계까지 다 해 놓은 상태에서 지역 상인들의 반발과 서울시와의 소송 문제로 4년 넘게 삽 한번 뜨지 못했다. 

상암동 쇼핑몰 부지는 지난 2013년 4월 서울시가 롯데에 '판매·상업 시설' 용도로 1972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지자체에 건축 허가를 받기 전 기존 상인들과 상생 방안을 정하라고 롯데 측에 요구했다. 기존에는 유통 대기업이 영업허가 전까지 상생협약서를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이를 건축허가 단계에 적용한 것이다.

몇 차례의 협상 끝에 시는 롯데 측에 쇼핑몰 3개동 중 1개동을 '비판매시설'로 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롯데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신 롯데는 지난 4월 서울시를 상대로 인·허가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부지를 비싼 가격에 판매해놓고 이제와서 3분의 1을 판매시설로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상암 롯데몰을 둘러싼 지역 주민들의 입장도 첨예하게 갈린다. 반대 주민들은 상암몰이 들어서면서 일대 소상공인 매출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고 있지만, 찬성 주민들은 롯데몰 말고도 이미 여러 대형마트들이 입점했는데 롯데몰과의 불필요한 갈등으로 상인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무조건 허가를 내주지 않고 반대하다가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고 손해액만 커지고 있다"며 "주변 상권과 협력해서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의 걱정은 이 뿐만이 아니다. 롯데마트 경기 양평점과 포항두호점도 건물은 완공했지만 대규모 점포 등록 허가를 받아내지 못해 방치돼 있다. 

경기 양평점은 2012년 건축 허가를 받은 이후 인근 양평시장 상인회와 갈등을 빚으며 5년째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왔다. 현재 공사 막바지 단계로 이달 말 오픈을 앞두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는 게 롯데마트 측 입장이다. 
롯데마트는 공사가 완료되면 양평군청에 인근 전통시장과의 상생방안 등이 포함된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롯데 입장에서는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상생경영을 앞세우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는 다음 달 22일 신동빈 회장의 1심 선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하면서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할 가능성도 높은 탓이다. 이에 평소와 같이 경영활동을 소화하는 신 회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최대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롯데는 지난 2015년부터 기업문화개선위를 출범하고 신뢰 회복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다양한 상생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중소 파트너사 상생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상생펀드를 4400억원에서 6000억원 규모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상생펀드는 롯데 출연금의 이자를 활용해 파트너사 대출 이자를 자동 감면해주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