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가족 기자회견 다음 날인 17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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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수색현장을 떠나기 하루 전날 사람의 뼈 1점을 추가 발견했지만, 닷새가 지난 뒤에야 이를 알려 은폐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세월호 객실 구역에서 빼낸 물건더미를 씻어내던 도중 뼈 1점을 발견했고, 이날 국방부에서 파견 나온 유해발굴감식단 신원확인팀이 살펴본 결과 사람의 뼈로 추정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분석을 맡겼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뼈를 발견한 시점이 지난 17일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수색현장을 떠나기 하루 전이라는 점이다.
당시 김현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이런 사실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미수습자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본부장은 현장 관계자에게 자신이 책임질 테니 언론을 비롯해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미수습자 5명의 가족은 지난 16일 목포신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했다"며 수색현장을 떠나기로 했다. 이들은 18~20일 유해 대신 유품을 태운 유골함으로 장례를 치렀다.
미수습자 가족은 기자회견에서 "(현장을 떠나지만) 희망의 끈을 놓은 것은 아니다"며 "선체조사 과정에서라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수부는 기자회견 바로 다음 날 뼈를 발견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김 부본부장은 미수습자 장례식에도 참석했지만, 유골 발견 사실을 숨겼다.
해수부는 21일에야 추가 유골 발견 사실을 선체조사위와 미수습자 가족에게 알렸다.
해수부가 추가 수색 여론이 형성될 것을 꺼려 뼈 발견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사과문을 내고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국민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해당 책임자를 보직 해임해 본부 대기 조치하고 감사관실을 통해 관련 조처가 늦어진 진상을 조사하게 시켰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관련자에게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가 다시 한번 전체 수습과정을 돌아보고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점검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내용을 보고받고 "미수습자 수습은 유족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염원인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고 국민께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한 거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