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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최대 155만원대까지 책정된 아이폰X의 판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통사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프리미엄폰에 비해 아이폰 시리즈의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조사(애플)와 협상을 통해 가격을 좀처럼 낮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
문제는 이통사들은 아이폰 단말기를 애플에게 직접 구매해 판매해야 하는 상황 속, 경쟁사 보다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애플의 갑질'이라 할 수 있는 높은 가격책정 횡포를 그냥 보고 있을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업계는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게 되면 애플에게서 단말기를 이통사들이 직접 구매하지 않아도 돼, 애플의 전횡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최근 아이폰X의 출고가로 64 GB모델을 136만700원, 256 GB 모델을 155만7600원으로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일 이통3사를 통해 정식 출시된 아이폰8은 64GB 모델 94만6000원, 256GB 모델 114만2900원이었다. 가장 저렴한 아이폰8 64GB 모델과 가장 비싼 아이폰X 256GB 모델을 비교하면 6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 이통사 대리점에는 높은 출고가로 아이폰X이 산정된 데에 불만은 품은 소비자들이 줄을 이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아이폰8보다 큰 추가 기능이 없을 뿐더러, 아이폰8이 출시된지 3주만에 추가로 내놓은 아이폰X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독 높은 출고가로 산정된 데에서도 고객들의 표정은 달갑지 않다. 실제 아이폰X 64GB 모델의 경우, 환율과 관세를 감안해도 미국(약109만 7401원), 일본(약 110만 원)보다 약 20만원 가량 더 비싸다.
회사원 이모(29)씨는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출시될 때마다 큰 기능이 추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높은 가격이 책정돼 선택약정을 받아도 부담이 된다"며 "이통사들이 애플로부터 협상을 통한 가격 조율을 잘해야 하는데 사실상 협상력을 잃어 소비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속내를 살펴보면 애플의 갑질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
단말과 유통이 분리되지 않은 현재 , 이통사가 아이폰 단말기를 애플에게 직접 구매해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애플에게 밉보여 아이폰을 못 받거나, 타사보다 적게 물량을 받을 경우 영업에 치명적인 내상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모든 협상에서 애플이 요구하는 조건을 이통사들은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모든 비용은 우리 국민들의 가계통신비에 부담을 주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조속히 추진해 이 같은 애플의 갑질을 제도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로 단말과 유통을 분리시키면 이통사는 애플에게서 단말기를 구매할 이유가 없어지며, 애플의 전횡에 휘둘릴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단말기 자급제가 활성화 되어 있고 자국 내 많은 제조사가 있는 중국에서는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 3분기 7.7%에 그쳤다. 단말기 자급제 유통이 대부분인 인도에서 역시 지난 2분기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3.1%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된다면 시중에서 유통되는 아이폰은 이통3사 어느곳에서도 개통이 되는 만큼, 더 이상 애플에게 통신사가 눈물을 흘릴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급제 도입은 통신사간 요금경쟁이나 서비스 향상 경쟁을 촉발시키는 등 시장 생태계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통신사에서 단말기를 판매하지 않고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통사는 통신서비스만 제공하는 방식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