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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사들의 올해 철강재 수출이 3000만톤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 수출 여건 악화에 대다수 품목이 감소한 가운데, 북미지역의 견고한 수요를 바탕으로 한 강관 판매 확대가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철강협회가 발표한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10월 철강재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한 2659만톤을 기록했다. 이는 월평균 266만톤 수준으로, 올 한해 남은 2개월의 실적이 더해진다면 2017년 수출 3000만톤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다.
판재류, 봉형강, 주단강 등 대부분 품목이 감소한 가운데서도 수출이 증가할 수 있었던 요인은 강관 때문이다. 1~10월 강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60.6% 대폭 증가한 261만6000톤을 기록했다.
특히 강관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북미시장으로의 판매 확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1~10월 대(對)북미 강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99.1% 증가한 178만톤을 기록했다.
미국은 국내산 강관 유입을 막기 위해 반덤핑 규제 등 보호무역주의를 나날이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한국산 인발강관에 최대 4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비판정했다. 이는 올해 5월 한국 외 5개국 수입산에 대한 반덤핑 혐의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3일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최대 46%에 반덤핑 관세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 판정은 연례재심 예비판정으로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수입된 제품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업체별로 보면 국내 최대 수출업체인 넥스틸은 46.37%, 2위사인 세아제강은 6.66%의 반덤핑 관세가 결정됐다. 현대제철 등 이외 국내 업체들에게는 19.68%의 관세가 부과됐다.
이처럼 미국 상무부가 반덤핑 관세를 지속해서 올리고 있지만, 늘어나는 현지 수요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산 강관은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도 여전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현지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강관 판매 확대로 선방한 국내 철강업계가 내년 수출 시장에서는 수세로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한미 FTA 개정 협의, 무역확장법 232조를 준비하면서 방어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對)미국 철강재 수출은 WTO 무관세 원칙에 따라 양국간 관세가 '제로'여서 한미 FTA 개정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역확장법 232조가 발의된다면 국내 철강재 수출이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추세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강관 주력 판매시장인 미국 수출길마저 막힌다면, 내년 수출은 대폭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수입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조만간 발표될 무역확장법 232조 결과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이번 결과로 북미시장으로의 강관 수출이 제한된다면 내년 수출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