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단가 인상 주범 vs 저비용 고효율 수단… 과거 비리 거론 등 이전투구 양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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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팅식 경매 광고방식'을 놓고 전국 700만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와 음식주문·배달 O2O(온·오프라인 연계) 업계 1위 서비스인 배달의민족(배민)이 정면 충돌했다. 베팅식 광고는 높은 금액을 제시한 업체 순으로 앱 상단에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광고 단가를 올리는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반면, 배달의민족은 '저비용 고효율의 광고수단'이라고 맞서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배달·숙박앱 등으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 두고 볼 수 만은 없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베팅식 경매 광고방식'을 비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과거 최대 17%까지였던 높은 배달앱 수수료를 소상공인들의 노력으로 상당 부분 낮췄지만 배달의민족의 베팅식 광고 방식이 확산되면서 광고단가가 급격히 오르는 추세"라며 "이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베팅식 광고 기법은 시장지배적 포털인 네이버의 광고기법이 그대로 이식된 것"이라며 "배달의민족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네이버가 350억원 가량을 투자하면서 베팅식 광고기법의 확산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배달음식 시장규모는 15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중 배달앱을 활용한 배달음식 거래는 전체의 30%인 약 4조5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을 배달의민족이 51%, 요기요가 35%, 배달통이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수수료 상품, 경매방식, 정액 광고 등의 광고 상품을 운용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특히, 배달의민족의 '슈퍼리스트' 상품을 문제 삼았다. 슈퍼리스트는 한달에 한번 지역별, 업종별 경매를 벌여 최고가 입찰 금액을 제시한 3개 업체 순으로 배달앱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방식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각 업체에선 사활을 걸고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상황"이라며 "(슈퍼리스트는) 높은 수수료로 인한 업체들의 불만을 베팅식 광고로 교묘히 유도하는 방식으로,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한달에 50만원 이상의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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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배달의민족은 곧바로 입장 자료를 내고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배달의민족은 "(슈퍼리스트는) 평균 광고 효율이 30배가 넘는 저비용 고효율의 광고 수단임에도 소상공인연합회가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임의의 수치를 내세우며 비난에 가까운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월 50만원 이상 입찰 광고 비용을 쓰는 업주는 전체 광고주 중 4%에 불과하다"며 "소수의 사례를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일반화하는 것은 전형적인 '침소봉대(針小棒大)'"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매달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매출을 올리는 일부 기업형 자영업자와 대다수 영세 소상공인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일부 기업형 업주를 영세 소상공인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며 "소공인연합회는 과연 누구의 이익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배달의민족은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이 비리 혐의로 조직 내부로부터까지 검찰 고발을 당했던 전력을 문제 삼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조직 내부로부터도 고발을 받는 등 도덕성에 의문이 제기돼 온 소상공인연합회 지도부가 중소 스타트업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과 정치적인 공격을 할 자격이 있냐"며 "자기의 결점을 돌아보지 않고 남의 잘못만 비난하려는 '이단공단(以短攻短)이자 '적반하장(賊反荷杖)'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껏 영세한 동네 치킨집이 대형 프랜차이즈와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배민아카데미라는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장사 노하우를 전하는 등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누구보다 애쓰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건전한 비판에 대해선 항상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언제든 합리적인 토론의 장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 만큼 근거 없는 일방적인 공격 대신 합리적 토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