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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격 발표하면서 차기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떠오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시대적 분위기로 나와 생각이 다른 분들이 많아 업계 발전을 위한 일을 하기가 어려웠다”며 “회장 임기가 끝나면 보따리 싸서 집에 갈 계획”이라고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황 회장은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돼 왔다. 아직 연임 사례가 없는 금투협 회장직에 첫 연임 회장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황 회장은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초대형IB를 두고 은행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금투업계에 대한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며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이뿐만 아니라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업계 30대 발전과제’를 발표하고 적극 입법에 나서며 ‘드라이브’를 걸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만약 황 회장이 재선에 도전한다면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황 회장 스스로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업계의 관심은 차기 후보군으로 이동하고 있다.
타 금융업권 협회장 인선으로는 주로 ‘관 출신’의 보은인사가 언급되는 것과 달리 금투협의 경우 회원사들이 직접 투표해 선출하고 있다. 특히 협회 회장직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2월경에는 주요 증권사의 CEO 임기도 마무리되는 시점인 만큼 현직 증권사 사장들도 하마평에 오르는 상황이다.
먼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현직자로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비롯해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등 9개 증권사의 수장들이 있다. 이 중 가장 자주 언급된 유 사장은 이미 회장직 도전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밝혔으며 김 사장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자로는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 전 사장은 황 현 회장이 연임 포기의사를 밝힌 다음날인 5일 언론을 통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LG투자증권, 흥국증권, NH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를 거친 뒤 지난 2013~2014년 KB투자증권(현 KB증권) 사장을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금투협 제3대 회장 선거에 출마해 황영기 현 회장과 대결하기도 했다.
최 전 대표는 지난 10월 한국거래소 이사장직 공모에서 ‘최후의 2인’ 후보에 오른 바 있다. 홍 전 대표는 KDB대우증권에서 공채 출신으로 대표이사를 역임 후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미래에셋대우를 이끌어 증권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한편,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달 중 후보 공모를 거쳐 내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복수의 후보를 선정한 뒤 임시총회에서 최종 1인이 선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