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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사에 약 5000억원의 지급보증을 추가로 제공하면서 재정 악화가 우려된다. 하베스트는 석유공사가 지난 2009년 인수한 캐나다 석유·천연가스 생산업체다.
10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하베스트는 지난달 초 2억달러 규모의 신규 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은 하베스트가 약속한 원금이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석유공사가 대신 부담하기로 지급보증했다. 하베스트의 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무디스 Caa1-, S&P CCC+)이라 보증 없이 돈을 빌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채권발행 사유에 대해 하베스트가 시추 등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실이 석유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베스트는 지난 9월에도 2억8500만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석유공사가 전액 지급보증한 이 채권은 지난 10월 1일 만기가 도래한 2억8250만 달러 규모의 무보증 채권을 상환하는 데 썼다.
석유공사가 올해 추가로 지급보증한 금액은 총 4억8500만 달러로, 현재 환율로 약 5300억원이다. 2억 달러의 채권을 신규 발행하면서 하베스트의 총 차입금이 기존 18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늘었다. 현재 환율로 약 2조17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은 모두 석유공사가 지급을 보증했다.
문제는 하베스트가 차입금을 스스로 갚을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하베스트는 올해 1~3분기 누적 9천550만 캐나다달러(약 8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석유공사는 당장 내년 5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6억3000만 달러의 차입금도 석유공사 보증으로 차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중장기 자금전망에 따르면 하베스트의 순현금흐름은 2018년 -2억500만 캐나다달러, 2019년 -1억4400만 캐나다달러, 2020년 -6500만 캐나다달러 등 앞으로 3년간 현금이 빠져나가고 2021년에야 400만 캐나다달러가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