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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카드에 각종 '00페이'까지 등장하면서 실물 플라스틱 카드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결제가 가능한 시대가 됐다.
하지만 모양이 바뀌고 결제 방식이 달라져도 카드 등록이나 사용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신용·체크카드에 새겨져 있는 '16자리 숫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와 겸영은행 등 금융사들은 신용카드를 처음 상용화한 비자 등 글로벌 브랜드사가 만든 기준을 적용, 회원들에게 15~16자리의 카드 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최초의 신용카드라 할 수 있는 신세계백화점 전용 카드(1969년)에는 카드번호가 6자리였지만, 1978년 비자(VISA)와 제휴해 내놓은 국내 첫 신용카드인 외환은행 카드에는 16자리가 새겨졌다.
지금도 백화점카드나 증권사 카드 등 특정업체가 자체 카드를 발급하는 경우외에는 범용으로 쓸 수 있는 대부분의 카드들은 15~16자리가 일반적이다.
비자 코리아 관계자는 "비자와 마스터가 발급을 하면서 16자리를 기준을 적용했고 이것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굳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발급 받은 카드 번호를 들여다보면 일종의 '바코드'처럼 규칙이 있다.
16자리 중 앞의 6자리는 BIN(Bank Identification Number)이라 불리는데, 이 번호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사와 국내 금융사를 구분한다.
이 가운데 특히 맨 첫번째 자리를 보면 해당 카드가 어느 브랜드사를 이용하는지 알 수 있다.
카드 번호가 '9'로 시작하는 경우는 해외에서 사용할 수 없는 국내 전용 카드이다. 다시 말해 '9'로 시작하는 카드는 웬만해선 해외에서 쓸 수 없다는 얘기다.
해외 겸용일 경우에는 번호만 봐도 어떤 브랜드사를 이용하는지 구분할 수 있다.
점유율이 가장 높은 비자의 경우 '4'로 시작하며, 마스터는 '2' 또는 '5'를 쓴다.
아멕스와 JCB는 '3'을, 은련(유니온페이)은 '6'을 각각 사용한다.
이밖에 BIN을 제외한 7~15자리까지는 회원이 카드를 발급 받을 때 발급되는 일련번호이고, 16자리는 보안을 위해 지정하는 번호다.
한편 번호가 결정된 카드는 플라스틱 카드 플레이트에 대부분 양각 처리돼서 적용된다.
이는 과거 카드 표면의 양각 처리된 글자 위에 먹지로 긁어내 전표를 끊던 방식에서 유래했다.
다만 요즘에는 디자인이 변모하고 카드 플레이트 발급 기기가 발달되면서 양각처리하지 않은 카드 상품도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양각처리를 통해 카드를 발급하지만 최근에 세로 카드들이 나오면서 카드 번호를 상품 뒷면에 표시하기도 한다"며 "이 때는 회사들이 아무래도 레이저 등을 기반으로 하는 카드 발급 기기 등을 별도로 도입해 숫자를 평면으로 새긴다"고 설명했다.